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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군국주의로 치닫고 있는 일본

이 글은 현재 일본에서 나타나고 있는 보수 우경화의 배경과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보수 우경화에 반대하는 학자나 시민단체 등의 주장과 행동을 소개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마치 일본 전체가 보수 우경화로 나아가는 듯한 인상을 준다. 이 글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에 대한 보충 기사나 논쟁 기사를 기대하면서 이 글을 싣는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우익의 성장에 대한 기사가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은 일본 우익의 영향력 확대와 일본의 군사 대국화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더욱 우려스럽다.

일본의 우익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우익이라는 개념을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 이희승이 편저한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우익은 ‘보수적 당파·국수주의·파시즘 등의 입장’이다. 이 개념에 따른다면, ‘일본의 우익’이란 ‘일본의 침략사에 대한 옹호, 국가주의와 배타적 민족주의 옹호, 천황제 찬양, 군사 대국주의, 지지 기반으로서의 중간계층’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일본에서 우익적 경향과 운동이 1990년대를 경과하면서 급속하게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예를 들면 과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었던 히노마루(일장기)와 천황 찬가인 기미가요가 일본의 국기와 국가로 공식 인정된 점(1999년 7월), “일본 주변지역의 사태가 일본의 평화와 안전에 영향을 주는 경우 자위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한 미·일 신가이드라인 제정(1997년 9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제정돼 일본의 군대 양성과 국제 문제에 대한 개입을 금지했던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논의를 위해 헌법조사회 설치(1999년), 역사 재평가와 교과서 개정을 요구하며 116명의 국회의원들이 결성한 ‘밝은 일본 국회의원 연맹’(1996년 6월) 등이 있다. 또 지난 3월 26일 도쿄 법원은 일제 강제 징용자 40명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전후 보상 소송을 ‘보상할 이유가 없다’며 기각했다. 이러한 우익적 경향의 성장을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우익 정치인 이시하라 신따로의 도쿄지사 당선과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교과서 개정 요구다.

‘작은 히틀러’ 이시하라

일본의 〈주간 금요일〉 편집위원인 혼다 가쓰이치는 독일에서 히틀러의 출현 배경과 이시하라의 도쿄 지사의 당선 배경이 비슷하다며 이시하라를 히틀러에 비유했다.

지금의 일본 사회 상황은 패전국의 상황에서 히틀러가 출현했던 독일과 닮았다. 당시 독일 사회 상황은 연합국이 지운 과중한 배상금, 제로에 가까운 화폐가치와 천문학적인 수준의 맹렬한 인플레, 거기에 해결 능력이 전혀 없는 당시의 정치인들을 배경으로 폭발 직전에 이른 국민들의 불만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일본도 무능한 ‘자민·자유·공명’ 연립내각이 주도한 국회의 파행, 본래의 저널리즘 정신을 상실한 타락한 언론, 수백조 엔으로 불어나 인플레 이외에 해결할 길이 없어진 국가재정,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라는 사회정세 속에서 이시하라가 출현했다.

이시하라는 극우 국회의원 그룹인 ‘청풍회’ 출신이다. 1968년 정계에 입문해 참의원 전국구에 출마한 이시하라는 왼쪽 가슴에 일장기를 달고 ‘일본을 공산주의로부터 지키자’고 외치며 우익적 성향을 드러냈다.

이시하라는 도쿄 지사에 당선되자마자 전쟁 책임 말소, 전후 상황 극복, 외국인 배제를 통한 강력한 국민 국가로서의 일본 건설을 외쳤다. 일본 언론은 이러한 노선을 ‘도쿄발 일본 개혁 계획’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최근 이시하라는 〈플레이보이〉와의 인터뷰에서 난징 대학살을 ‘중국쪽이 만들어낸 거짓말’이라고 일축했고, 2000년 4월 육상 자위대 기념 행사에 참석해서는 ‘산고쿠진(제일 조선인과 대만인), 외국인이 흉악한 범죄를 되풀이하고 있어 큰 재해 발생 때는 소요 사태까지 일어날 수 있다. 경찰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여러분[자위대원들]에게 출동을 부탁하면 치안 유지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배타심은 외국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이시하라는 장애인 시설을 둘러본 뒤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그들[장애인]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있을까. 그런 사람도 인격이 있을까.’라고 말했고 노약자들이 무료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실버버스 제도’를 폐지하는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그는 또 ‘미국은 일본의 알맹이를 빼버리려고 왜곡된 헌법을 만들었고 그 결과가 지금 드러나고 있다’고 말하며 도쿄의 도심 한가운데에서 전후 처음으로 육·해·공 3군의 대규모 통합 훈련을 실시했다. 그는 이 행사를 통해 ‘국가에서 군대가 갖는 의미를 국민과 도민에게 확실히 보여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적극적인 후원자인 이시하라는 최근에 교과서 개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국가의 책임으로 검정을 하는 사안에 대해 외국이 강한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일이다. 지금은 외국이 말 참견을 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본의 핵무장과 관련해서 ‘프랑스의 드골이 핵보유의 길을 택했던 것을 냉정히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국제 정치가 힘의 정치라는 것을 드골이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아가야 할 세계의 정치 환경이 실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일본도 깨달아야 한다.’고 말해 핵 무장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이시하라는 ‘잃어버린 10년 ’―일본경제의 장기침체, 옴 진리교 독가스 테러 사건, 한신 대지진 등―이 낳은 전반적인 위기와 혼란 속에서 극우적 선동으로 대중의 불만을 소외된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공격으로 향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그는 군사 대국화를 통한 강력한 일본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 정치인이다.

우익 사관의 확대

일본 정부는 4월 3일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던 일본 중학교 역사 교과서의 검정 합격 여부 및 검정 과정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한·중 양국과 일본 내 비판의 목소리를 의식해 몇 군데 수정은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다음의 범죄는 그대로 둔 채 검정을 통과시킬 듯하다. ‘위안부’와 ‘난징 대학살’에 대한 책임, 군국주의 상징인 천황제에 대한 공식 인정, 일본의 제국주의 전쟁이 동아시아의 안정을 이루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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