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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비정규직 첫 파업:
"진짜 사장 LG가 우리 문제 책임져라"

오늘(10월 8일)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첫 파업에 들어갔다. 이번 파업에는 21개(25개 지회) 서비스센터에서 노동자 6백여 명이 참가했다.

노동조합 아래 뭉친 비정규직 노동자들 10월 8일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첫 파업에 들어갔다. 열악한 노동조건에 시달리던 이들은 지난 3월 30일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이미진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주 6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 1백80여만 원에 불과한 저임금에 시달려 왔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개선하려고 올해 3월 30일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하청업체와 교섭을 시작했다. 그러나 사측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들어주기는커녕, 오히려 노동조합을 탄압했고 40명을 해고했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끈질기게 맞섰다.

지난 9월 20일 노동자들은 96.7퍼센트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그리고 9월 18일부터는 해고자를 중심으로 여의도 LG그룹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10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유플러스비정규직 노동조합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참가한 6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진짜 사장 LG에게 받아온 설움을 이제는 우리가 갚아 줄 차례"라며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미진
"우리의 현실 지금 이 자리에서 바꿔보자"며 LG유플러스 비정규직지부 경상현 지부장이 투쟁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첫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얼굴은 밝았다. 노동자들은 첫 파업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습니다. 이 자리까지 오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고맙습니다. 이제 우리 권리를 찾기 위해 힘찬 걸음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꿈꾸던 장면이 여기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LG트윈타워[LG그룹 건물] 앞에 우리 보라돌이[LG유플러스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노동자]들이 꽉 차있습니다. 내 뒤에, 앞에, 옆에 동지들이 있습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백 번도 넘게 파업가를 불렀습니다. 이제 진짜 파업입니다."

"사측은 조합원들의 일감을 빼앗고, 갖은 탄압과 협박을 했습니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지금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걸 압니다. 그럼에도 비정규직 철폐하고, 인간답게 살고자 하는 염원 아래 우리가 모였습니다. 깜깜한 밤이 아니라, 낮에 동지들의 얼굴을 봐서 아주 좋습니다."

"LG그룹! 그동안 몇 명 안 되는 사람들끼리 노숙농성 하니까 우스웠지? 이제 우리 쪽수 채웠다! 이제부터 제대로 된 진상 떨 테니까 단단히 각오해라! 우리들은 준비가 돼 있다. 끝장을 보자!"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서로의 등을 두드리며 밝게 웃고 있다. ⓒ이미진

사측은 노조가 파업을 통보하지도 않았는데도, 6일부터 외주인력을 투입하고 비조합원들의 업무 지역을 조정해 조합원이 많은 다른 센터로 발령을 냈다. 또, 지방노동위원회에 '필수공익 사업장 지정'을 신청하고, 조합원들의 전면 파업이 "불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노동자들은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밥 먹을 시간 달라고, 우리가 일한 수당을 달라고, 노동법을 지키라고 할 때는 개무시하더니 이제 [사측은 우리에게] 법을 지키라고 합니다. 아직 필수공익 사업장으로 지정되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 필수 업무라고요? 여태까지 그 중요한 일을 하는 우리는 왜 사람 취급도 못 받고 개같이 일해야 했습니까?"(광주하남지회장)

"필수공익 사업장이라고요? 그럼 일단 LG가 우리 직접고용부터 하시죠."(강북센터 조합원)

노동자들은 모두 한목소리로 진짜 사장인 LG가 책임지라고 말한다.

"이제 진짜 파업입니다" 10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유플러스비정규직 노동조합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교섭에 나가서 '마이크로센터[다단계하도급] 없애라'고 했더니 교섭에 나온 놈이 '권한 없다'고 합니다. 그럼 권한 있는 LG유플러스 사장이 직접 나오라고 했습니다. 여자 친구가 투쟁해서 승리하라고 합니다. 정규직 돼야 결혼해 주겠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정규직 돼 노총각은 결혼 좀 합시다."(광주하남지회장)

"오늘 조합원들 다 이끌고 서울 처음 왔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농성장도 보고, 진짜 사장님 계신다는 LG트윈타워도 처음 봤습니다. 교섭에 나온 [하청업체] 사장놈이 '내가 열심히 해서 일궈 놓은 회사를 니가 뭔데 망쳐 놓냐'고 합니다. 그 사장 매일같이 단란주점에 가서 1백만 원씩 씁니다. 그 돈 누가 벌어 줍니까? 아파트 지하에서 먼지 구덩이 쓰고 일하고, 높은 전봇대에서 팔 까지면서 일하고, 처자식과 밥도 한 끼 못 먹고 일한 우리 아닙니까? 저는 노조법이 뭔지 잘 모릅니다. 근로기준법이 뭔지 잘 모릅니다. 그런데 빨간 날은 쉬어야 한다는 건 압니다. 저녁에는 집에 가서 자식들과 밥 먹고 싶습니다. 열심히 싸웁시다."(대구수성지회장)

"왜 동지들이 여기[무대]에 올라 와서 욕하는지 몰랐는데, 올라와 보니 알겠습니다. 우리 그동안 쌓인 게 너무 많고, 또 여기 많은 동지들이 있어서 두려울 게 없습니다. 저도 LG에 욕 한 번 하고 가야겠습니다. … LG트윈타워 맨 꼭대기에 있는 진짜 사장! 저들에게 받아 온 설움을 이제는 우리가 갚아 줄 차례입니다."(수원화성지회장)

"누가 우리를 이 자리에 모이게 했습니까? 진짜 사장 LG입니다. LG트윈타워 꼭대기에 구본무[LG그룹 회장]가 있는 모르겠지만, 이 목소리가 저 위에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대한민국 재계 서열 4위라는 LG가 우리에게 어떻게 했습니까? 지금 우리는 '근로기준법 준수하고 생활임금 보장하라', '불안해서 못살겠다, 고용 안정 보장하라'. 이런 당연한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전투는 한 쪽의 힘이 강했을 때 끝납니다. 우리의 무기는 단결력입니다. 진짜 사장 LG가 책임지게 합시다."(강북지회 조직차장)

노동자들은 오늘부터 3일 동안 경고 파업을 벌이고,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향후 파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다단계 하도급 중단! 10월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열린 ‘LG유플러스비정규직 노동조합 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에서 노동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이 날은 LG유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60여 명이 차가운 바람을 맨 몸으로 맞으며 아스팔트 위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20일째 되는 날이다. ⓒ이미진
LG가를 지키고 있는 경찰 10월 8일 오전 파업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경찰들이 서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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