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들이 주된 동력이었지만, 노조 지도자들은 실질적인 힘의 사용을 자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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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자의 대부분이 노동계급의 자녀들인데다, 박근혜가 이들을 수장케 했다는 점 때문에 노동계급 다수는 깊은 연민과 분노를 느꼈다.
특히, 희생자 대다수가 고등학생들이었고, 교사들도 함께 희생됐기 때문에 일선 교사들이 받은 충격은 헤아리기 어려웠다.
5월 13일 교사 43명이 박근혜 정부 퇴진 선언을 했고, 전교조 집행부가 주도한 교사 선언에도 1만 6천여 명이 참가했다. 교육부의 징계 협박에도 7월 발표한 ‘박근혜 퇴진 교사 선언’에 1만 2천 명이 넘는 교사들이 동참했다.
기세를 몰아 전교조는 법외노조 조치에 항의하는 조퇴 투쟁을 벌였다.
KBS 새노조와 1노조는 첫 공동파업에 나서 사장 길환영을 해임시켰다. KBS 파업은 노동자들이 세월호 참사 항의와 자신들의 요구를 함께 내놓고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줬다.
보건의료 노동자들은 의료 민영화가 ‘제 2의 세월호 참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7월 2차 파업에서 주요한 요구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내놓았다. ‘생명·안전보다 이윤’이라는 체제의 우선순위가 낳은 비극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이 의료 민영화 반대 투쟁에 지지를 제공했다. 의료 민영화 반대 서명에 하루 만에 60만 명 넘게 동참하기도 했다.
규제 완화에 대한 반감이 커져 한동안 박근혜는 민영화와 규제 완화를 뜻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웠다.
박근혜 정권에 대한 증폭된 반감과 불만을 모아내야 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세월호 문제로 적어도 하루파업이라도 명령해 효과적인 투쟁을 이끌어 냈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거듭 소심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개별화된 시민 참가를 내세우며, 투쟁을 주도하는 것을 회피했다.
세월호 참사를 빚은 전반적인 이윤몰이와 규제 완화는 노동자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들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진실 규명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이윤을 생산하므로 이윤 체제를 멈출 힘도 가지고 있다. 이 잠재적인 힘을 실제로 발휘한다면 박근혜를 한 발 물러서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진실 규명 운동에서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바로 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