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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민주노총·한국노총 노동자들이 함께 하루 동안 타워크레인을 멈춰 세우다

우리 현장에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 있고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이 있다.

지난 10월 13일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는데도 기본 작업 공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이 바람을 무릎쓰고 작업을 했다.

다음 날 출근을 했는데 각 작업 팀·반장들이 하는 말이, 지난 달 일한 작업 비용이 정해진 날짜를 훌쩍 넘기고도 지급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이 소식에 민주노총 조합원들과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타워크레인의 가동을 중지시켰다.

이런 행동은 이 현장이 속한 지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공사부장이 뛰어와서 ‘내가 책임지고 지급하게 할테니 작업을 진행시켜달라’고 했지만 타워크레인 조합원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어제 태풍성 바람이 불어오는데도 작업 협조를 했지만 오늘 당신들의 답은 우리를 실망하게 했다! 그렇게 모든 것에 책임질 수 있다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예측하고 조처를 취했어야 했다.’

조합원들은 모든 작업을 거부한 채 타워크레인 가동을 하루 동안 멈췄고 그날 오후 모든 것이 해결됐다.

하지만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다고 오후에 작업에 임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온종일 타워크레인 작업을 거부했고 현장 작업은 더뎌지게 됐다.

그러자 건설사는 타워크레인 임대사에 ‘타워크레인 기사들의 하루 임금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 하지만 타워크레인 기사들은 ‘그러면 우리는 한 달간의 임금을 포기하고 타워크레인 가동을 한 달간 중지할 것이다!’ 하고 최후통첩을 날렸다. 이렇게 건설사가 더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을 무시하지 못하도록 쐐기를 박아 이날의 행동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싸우면 이긴다! 하지만 싸움을 머뭇거리거나 이러저런 눈치를 보면서 싸움을 미룬다면 어김없이 적들이 휘두르는 고통의 채찍이 드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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