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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판교 참사 역시 세월호이다

대중 매체는 하나같이 이렇게 얘기한다. ‘걸 그룹이 공연하는 걸 보려고 무리하게 환풍구에 올라간 사람들에게 일차적 책임이 있다’, ‘안전 책임을 다하지 않은 공연기획사가 문제다’, ‘유가족들은 최소한의 보상에 호응을 하고 있다.’

판교 참사에 대해 아주 초장에 초 치기로 작심한 것이 보수 언론이다. 저들은 지난 과거(세월호)로부터 참으로 빨리도 배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저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 나라는 모두가 세월호이다. 환풍구가 방치되어 있다는 것은 누구든 언제든 올라가서 실컷 뛰어 놀아도 된다는 것이다.

거리에 널려 있는 에어컨 외부기기조차 마구잡이로 더러운 공기를 기분 나쁘게 팍팍 내뿜는 게 지금의 모습이다.

지하의 환풍구에서는 지하 시설의 냄새(각종 음식점의 역겨운 냄새, 중금속 찌꺼기, 지하철의 쇳가루 등)가 끝도 없이 뿜어져 나온다.

환풍구의 높이를 높이고 그것을 꼴사납지 않게 예쁜 구조물처럼 보이게 하려면 돈이 든다.

전국에 단 한 곳 종각의 환풍구만이 그런대로 괜찮은 꼴을 하고 있다는 점이 도심의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서글픔을 안겨 준다.

이것이 바로 반드시 폐지해야 할 이윤 체제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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