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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공격 이후:
인종차별적 반발에 반대해야 한다

프랑스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와 유대인 슈퍼마켓에서 일어난 일련의 끔찍한 살해 사건은 충격과 공포를 불러일으켰다.

인종차별이나 무슬림혐오를 부추기는 데 이 사건이 이용되도록 놔두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최악의 대응일 것이다.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과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인 영국독립당 대표 나이절 파라지 같은 교활한 정치인들이 대중의 공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이용하도록 놔둬서도 안 된다.

인종차별주의자인 파라지는 파리 살해 사건을 “역겨운 다문화주의 정책”의 탓으로 돌리고, 살해 사건의 원인으로 이민을 지목했는데, 이는 매우 메스꺼운 일이다. 파라지는 나중에는 “유대-기독교 문화”를 지키자고 했다.

우리는 모든 무슬림 비난에 반대한다. 유럽 각국의 우파와 인종차별주의자들은 파리 살해 사건이 터지기 전부터 이미 이주민과 무슬림을 사회의 문제라며 속죄양 삼고 있었다.

독일의 무슬림혐오 운동 페기다[‘서방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뜻]는 이런 위험한 사태 전개의 한 사례일 뿐이다. 이런 운동에 완전히 반대해야 한다.

2011년 백인 노르웨이인 안데르스 브레이비크가 노르웨이 노동당 청소년 정치캠프에서 77명을 살해했을 때,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에게 그 사건과 무관함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1994년 예루살렘 남쪽 마을 헤브론에서 바루크 골드스타인이 팔레스타인 사람 29명을 살해했을 때도, 모든 유대인들에게 그 사건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하라 요구하고 또 극단주의자 색출을 도와야 한다고 요구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오히려 골드스타인의 장례식에서 한 랍비는 아랍인 1백만 명이 “유대인 한 명의 손톱만큼도 못하다”고 말했다. 그때 언론은 지금처럼 광란적으로 보도하지 않았다.

위선

1월 11일 파리 행진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은 위선 그 자체였다.

그자들 중 다수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제국주의적 전쟁을 지지했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간 그 전쟁들 말이다. 그자들 중 다수는 자유가 거의 없는 정권을 운영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여 온 학살자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어떻게 감히 평화와 자유를 운운하며 파리에서 행진할 수 있단 말인가?

이제 각국 정부들은 국가권력을 강화하려 한다.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는 군병력 1만 명을 거리에 배치했다. 국가에 사실상 무제한의 권력을 부여할 프랑스 판 애국자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영국에서는 공수특전단(SAS) 등 특수부대들이 이미 민간인 복장을 하고 활동하고 있다. 특수정찰연대는 “통신 도청”을 하고 있다 한다. 특수정찰연대는 장 샤를 드 메네즈스를 감시했던 조직인데, 메네즈스는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폭발 사건 직후 무고하게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

보수당은 MI5와 MI6의 첩보 활동과 정부통신본부에 더 많은 권한을 주고 싶어 한다. 지난해에 가로막혔던 “참견 허가권”도 통과시키기를 바란다. 저들은 자신들이 “적”으로 여기는 사람을 모두 감시할 수 있게 권한을 더 강화하는 기회로 파리 살해 사건을 이용하려 한다.

단결 투쟁을 고무하는 것이 파리 살해 사건에 대한 최상의 대응일 것이다.

사람들이 단결해 긴축과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도록 해야 한다.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국가를 강화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워야 한다.

출처: 영국의 혁명적 좌파 신문 <소셜리스트 워커> 243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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