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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리 에브도〉의 모순

〈샤를리 에브도〉는 요상한 신문이다. 무슬림을 인종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유명해진 좌파 신문이라니 말이다.

이번에 살해된 편집장이자 만평가인 스테판 “샤르” 샤르보니에는 자신을 진보적이고 반체제적인 인물로 여겼다.

그러나 〈샤를리 에브도〉는 “공화주의” 전통에 깊이 빠져서는 국가를 진보적인 것으로 보고 소수언어와 종교를 모두 국가의 적으로 본다.

그래서 인종차별적 우파들이 공공연한 생물학적 인종차별에서 종교 같은 문화적 차이로 초점을 옮기기 시작하자 〈샤를리 에브도〉는 무장해제돼 버렸다.

〈샤를리 에브도〉는 모든 종교를 조롱한다. 그러나 〈샤를리 에브도〉는 단지 예언자 무함마드를 그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무슬림혐오적인 내용을 훨씬 더 많이 담는다.

〈샤를리 에브도〉는 무함마드가 아동을 학대했다는 극우의 주장을 되풀이한다. 〈샤를리 에브도〉는 [무슬림] 여성을 “섹스 지하드”라고 비꼬는 선정적 연재 만화를 게재해 왔다.

2008년 〈샤를리 에브도〉는 네덜란드 만평가 그레로리우스 네크쇼트를 칭찬하는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당시 네크쇼트는 “백인 납세자 노예비” 같은 것을 그려 큰 비판을 받고 있었다. 그 그림은 사슬에 묶인 백인이 흑인 복지 수급자에게 깔려 힘들어 하는 장면을 묘사했다.

〈샤를리 에브도〉는 반어적 풍자를 하려다가 엉뚱한 결과를 낳기도 했다. 한 만평은 파시스트인 국민전선이 법무장관인 흑인 크리스티앙 토비라를 원숭이에 빗댄 것을 공격하고자 했는데, 정작 토비라를 원숭이로 그렸다.

“보코하람 성노예” 임신부가 아동복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만평도 원래는 우파를 찌르기 위해 그려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익살은 결국 인종차별적 편견을 강화하게 된다.

〈샤를리 에브도〉에는 이런 만평들과 나란히, 전혀 반어적이지 않고 전적으로 인종차별적이기만 한 다른 만평들도 함께 실렸다. 그런 만평들 때문에 많은 좌파적 독자들이 절독 했고 새로운 우파 독자들이 생겨났다.

〈샤를리 에브도〉는 계속해서 정부, 부자, 국민전선을 비꼰다. 그리고 〈샤를리 에브도〉가 그려온 만평 어느 것도 살해 사건을 정당화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프랑스의 인종차별을 정당화하는 데 〈샤를리 에브도〉가 일조했다는 사실은 폭력 사태로도 가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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