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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몰지 말라

부시는 연설 때마다 파병 3위국 한국을 곧잘 빼먹었음에도 알카에다 2인자 알자와히리는 “기다리지(도) … 머뭇거리지(도) … 말(고)” 한국을 ‘학살 동맹국’들과 함께 “똑같이 공격하라!”고 주문했다.
그러자 노무현 정부가 테러 대책이랍시고 ‘테러리스트’로 지목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자진출국 전면거부’, ‘정권타도’, ‘이라크 파병반대’를 주장하(며) … 정부 정책 반대 및 불법 집회·시위 등 반한(反韓) 활동을 벌인 이주 노동자들”(법무부)이다.
법무부는 “단속으로 절망감에 빠진 일부 불법 체류자들이 급진 세력 및 사회 단체와 연계해 조직적으로 정부 정책에 반대하거나 불법 집회를 개최하고 있고, 이라크 파병으로 아랍권 불법 체류자들의 반한 활동 가능성도 있어 대책을 마련했다”며 “비자 발급 및 입국 거부, 반한 활동 불법체류자 검거 및 강제 퇴거 등의 대책”을 내놓았다.
법무부가 밝힌 이주 노동자들의 ‘테러 관련 움직임’에는 “국가 정책에 반대하는 집회·시위를 선동, 주도, 적극 참가”하거나, “정치적 주장을 하면서 정부 시책을 비판·오도하며 이를 선전하”고, “한국의 체제와 정책을 부정”하는 것 등이 포함돼 있다.
그물총과 가스총이 동원된 무자비한 ‘인간사냥’으로 이주 노동자 수십 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노무현 정부가 이제 이주노동자들에게 마녀의 올가미마저 씌울 속셈인 것이다.
명동성당 농성을 하며 반전 집회에 꾸준히 함께해 오던 내 이주 노동자 친구는 “최근 이주 노동자 내에 테러리스트가 있다는 근거로 단속이 강화돼 주변 동료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연행되고 있고, 나도 며칠째 공장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전화해 왔다.
〈조선일보〉는 “말로만 비상이지 실제 상황으로 느끼고 긴장하는 분위기가 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 지난 국회에서 무산됐던 ‘테러방지법’ 제정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며 마녀사냥을 더욱 확대하려는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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