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리에 끝난 맑시즘2015:
자본주의의 대안을 토론하고 다가오는 투쟁을 결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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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연대가 주최한 ‘맑시즘2015 - 위기의 자본주의, 대안은 무엇인가?’가 2월 6~8일 고려대학교에서 성황리에 끝났다.
총 8백 명이 등록했는데 지난해보다 조직노동자들이 는 것이 특징이었다. 특히 상반기에 박근혜 정권과의 일전을 앞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참가가 눈에 띠었다. 전교조, 공무원노조, 철도노조, 한전KDN노동조합 등에서 노동자들이 동료들과 함께 참가했다. 건설노조와 금속노조에서 온 노동자들도 많았다.
올해 맑시즘에 처음 참가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집약적이면서도 선택적인 강연은 처음이다. 특히 참가자들의 여러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전국 43개 대학에서 학생들도 참여했다. 청소년 참석자들이 청중토론 시간에 자신감 있게 주장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처럼 맑시즘은 반자본주의적인 청년들이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만나는 장을 제공했다.
행사를 주최한 노동자연대는 “맑시즘에 참가한 청년·학생들이 다가올 노동자 투쟁의 현장에서도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호소했다.
맑시즘 참가자들이 올해 워크숍의 연설 수준에 만족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 연사들은 강의료를 받지 않고 운동의 대의와 한국사회의 변혁의 방법과 과제에 대해 연설했다.
“해외 연사인 조셉 추나라 동지한테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았다. 개념과 용어를 굉장히 꼼꼼하고도 정확하게 사용하는 것 같다. 웬만한 사람들 얘기 여러 명 듣는 것보다 설명이 명쾌했다.”(전교조 조합원)
“기대보다 정말 만족스럽다. 평소 궁금하고 의문 들었던 게 많이 해결됐다. 내년에는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데려 오겠다“(건설노조 조합원)
참가자들은 맑시즘을 통해 다른 나라, 다른 작업장 노동자들의 소식과 고민을 들으며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키려 했다. 또한 조직노동자, 이주노동자, 성소수자처럼 지배계급이 분열시키려고 하는 바로 그 사람들이 연사로 나서 단결을 호소한 것도 큰 인상을 남겼다.
“그리스를 잘 모르기는 하지만 시리자에 관한 주장을 들으니 진보교육감이 생각났다. 진보교육감이 제도권에 들어갔을 때 직면한 문제들이 시리자에게도 비슷하게 적용될 것 같다.”(전교조 조합원)
“건설현장에서 이주노동자들을 조직하지 않으면 머지 않아 기존 건설노동자들과 충돌하게 될 수 있다는 주장을 들으면서, 요즘 코레일 측이 [노조에 가입하지 못하는] 인턴을 더 많이 뽑으려 하는 것이 생각났다. 우리도 전술을 사용하지만 회사 측도 그런다는 것을 새삼 확인했다.”(철도노조 조합원)
“성소수자와 그 아버지가 함께 연사로 나선 워크샵이 아주 인상 깊었다. 맑시즘에서 이런 것도 하는 것에 정말 놀랍다.”(14학번 대학생)
올해 맑시즘은 총 2백5개 진보단체들의 후원 속에 진행됐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공무원노조, 전교조, 대학노조, 한국비정규교수노조, 건설노조, 철도노조, 이주노조 등 노동조합은 1백60 곳에 달했다. LG유플러스 비정규직 지부, 쌍용차 지부, 기륭전자분회 등 현재 투쟁하는 노동조합들도 맑시즘을 후원했다.
맑시즘 참가자들 역시 추운 날씨 속에 굴뚝 농성을 진행 중인 쌍용차 해고 노동자 연대모금,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투쟁지지 1천인 선언, 세월호 선체 인양 요구 서명 등에 적극 참여했다.
한편, 북까페에서는 모두 9백 권의 책이 팔렸다. 특히 신간인 《자본주의 위기의 시대 왜 혁명인가》, 《처음 만나는 혁명가들》과 마르크스의 원전이 많이 팔렸다. 이밖에도 세월호 유가족들의 육성기록인 《금요일엔 돌아오렴》도 매우 인기가 많았다. 참가자들은 진실을 묻으려는 지배세력에 맞서 세월호 진실을 규명할 때까지 절대 잊지 않고 함께할 것을 다짐했다.
이런 많은 고민과 토론은 다가오는 투쟁과 결합돼야 한다는 것이 강조됐다. 마지막 행사에서 김인식 노동자연대 운영위원은 다음과 같이 갈무리했다.
“올해 맑시즘은 민주노총 선거에서 좌파 지도부가 당선되고 박근혜 지지율이 푹 꺼지는 상황에서 개최됐습니다.
그래서 박근혜는 공세를 더 강화하려 합니다. 모든 노동자들을 동시에 공격하겠다고 벼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지배계급의 재신임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노동조합 운동은 그런 박근혜의 시도가 완전히 악수(惡手)라는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 한상균 집행부의 4월 총파업을 우리 모두 적극 지지합시다. 전교조와 공무원노조의 공무원연금 전투를 우리 모두 적극 엄호합시다.
또한 세계 지배자들과 박근혜 정권이 노동자운동을 분열시키는데 인종차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3월 21일 인종차별반대 국제공동행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