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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초등돌봄전담사, 연세대 국제캠퍼스 청소노동자:
투쟁하는 여성노동자들의 목소리

경북초등돌봄교실 전담사“우리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 쇠사슬을 묶고 싸웠어요”

제가 초등돌봄 일을 하게 된 지가 7년 됐어요. 7년 전 제 임금은 1백45만 원이었습니다. 지금은 80만 원 정도에요. 7년 동안 반토막이 난 셈이지요. 물론 그 때나 지금이나 퇴직금조차 없지만요. 지금은 해마다 고용불안에 떨어야 해요. 학교측은 무기계약 안 해 주려고 2년마다 다른 학교로 우리를 보냅니다.

1시10분부터 저희들의 일이 시작되는 요일이 사흘이고 이틀은 그보다 좀 늦게 출근하도록 돼 있어요. 그러나 퇴근시간은 아이들 귀가 시각인 4시 30분보다 훨씬 늦습니다. 아이들 집에 갈 때 어디 바로 퇴근할 수 있겠어요? 뒷정리하고 청소하고 때로 부모님들한테 사정이 생기면 저녁이 돼서야 귀가하는 경우도 있어요. 불가피하게 늦게 오시는 부모님들한테 연락이 오면 ‘오실 때까지 최대한 봐 드릴게요’ 하고 답해 왔어요. 특히 일찍 어두컴컴해지는 겨울, 아이를 혼자 교실에 두고 갈 수는 없는 노릇이죠. 저희들은 정말이지 사랑과 봉사로 이 일을 묵묵히 해 왔어요. 저희들도 엄마니까 부모님들 마음 누구보다도 잘 알죠.

그러나 학교측은 주15시간 미만 근로계약을 만들기 위해 하루에 2시간 56분 일했다는 식의 거짓 계약서를 작성해 온 것이지요. 저는 실제로 주 29시간 계약서를 쓴 바 있어요. 그런데 일주일 만에 그 계약서는 잘못됐다고 하고 허위 계약서가 맞다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죠.

뒷정리하고 청소하는 시간을 정당하게 인정해 달라는 게 저희들의 요구입니다. 실근로시간으로 근로시간을 인정하고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는 게 가장 중요한 요구입니다.

저희들은 반찬 값 벌려고 나온 게 아니에요. 생계를 위해 나온 겁니다. 저도 아이가 넷이에요. 막내는 아직 초등학생이에요. 퇴근시간이 늦어질 때가 많아서 그 아이를 학원 두 곳으로 돌려요. 그 학원비 대기도 빠듯해요.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는 어떤 효율성도 실속도 없는 정책입니다. 저질일자리일 뿐이에요. 시간제 일자리는 빨리 없어져야 하고 무기계약 등의 고용보장이 절실합니다.

전반적인 교육 여건을 좋게 만들어야 해요. 정규수업 이후에 아이들의 있는 공간에는 화장실도 안 딸려 있어요. 초등학교 1학년들은 아직 엄마하고 떨어져 있는 것을 불안해 해서 ‘응가’ 실수를 많이 해요. 화장실이 반드시 안에 딸려 있어야 하는데, 그건 고사하고 화장실에 온수조차 나오지 않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바닥도 푹신해야 하는데 그런 조처를 안 해 놓은 학교도 많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명품교육’이 나옵니까? 시설비가 나오는데도 부패한 학교장들에 의해 흐지부지 돈이 사라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정부가] 이렇게 경찰력을 동원해서 무자비하게 탄압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우리의 의지를 꺾을 수 없다는 걸 보여 주려고 우리는 아빠 다리를 하고 몸에 쇠사슬을 묶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경찰들이 우리 무릎 위로 올라 타고 커다란 절단기를 들이댔어요. 그리고 사지를 들고 연행했지요. 어깨, 근육 인대가 늘어나고 온 몸에 아직도 멍자국으로 난리도 아니에요. 정말 박근혜가 이럴 줄 몰랐어요. 투표한 제가 제 발등 찍은 셈이죠. 저희들은 경찰력이 투입된 그 날의 치욕과 분노를 평생 잊을 수 없을 겁니다.

저는 학교 비정규직의 직종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어요. 정말 많은 노동자들이 찾아와서 격려해 주고 연대해 주고 계십니다. 꼭 승리하겠습니다!

인터뷰·정리 김어진


연세대학교 송도국제캠퍼스 청소·경비노동자“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싸우면 이길 수 있습니다”

저희가 속한 세안텍스라는 용역업체가 지난해 12월 말일로 계약 만료되면서 재계약됐어요. 그런데 입찰 과정에서 용역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하면서 스물 두 명을 해고했어요. 저희 같은 청소 노동자들하고 경비 몇 분이 해당됐습니다.

그렇게 해고 통지서를 보내놓고는 지난해 12월 31일에 95만 원에 하루 5.5시간 일하는 조건으로 근로계약서를 쓰라고 하는 거에요. 저희가 원래 8시간 일하고 1백20만 원 받았었어요. 저희는 이런 계약에 동의하지 않았어요. 그랬더니 올해 1월 2일에 첫 출근을 했는데 저희가 일하는 건물에 들어갈 때 쓰는 ID카드가 있는데 그게 다 정지돼 있더라고요.

저희가 많은 것을 바랐던 것도 아니에요. 저희는 지난해 7월에 단체협약이 생겼는데, 업체가 이것도 다 무시했어요. 단체협약에 ‘근로조건 하락 없는 고용승계’가 명시돼 있는데 다 무시한 거에요.(이인숙 조합원)

“노동조합에 가입하자 관리자들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처음에 일을 시작했을 땐 노조에 가입을 못 했어요. 관리자들이 너무 무서워서. 그런데 저희가 부당 대우를 너무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나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너나 없이 하면서 서로 마음을 합쳐서 여성노조에 가입했죠.

노조에 가입을 하면서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어요. 전엔 연차가 있어도 사용을 못 했는데 사용할 수 있게 됐고, 토요일도 쉬게 됐어요. 차츰차츰 좋아졌죠. 교통비도 월 5만 원 생기고요. (이인숙 조합원)

노조에 가입하고 나서 관리자들이 우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조금만 실수해도 경고장 날아 오고, 막말, 폭언도 많았고, 무조건 복종, 시키는 대로 해야 했어요. 그런데 노조 가입하고 나니까 자기들도 아무래도 좀 겁이 나는지 몸도 많이 사리고, 우리 얘기를 많이 들어주려고도 하더라고요.(안경미 조합원)

이렇게 재미있게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입찰 과정에서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긴 거죠. 내가 일만 열심히 한다면 나이 들어서까지도 오래 다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게 다 물거품이 된 거죠.

이번에 비정규직 문제가 정말 심각하구나, 이게 남의 문제가 아니라 바로 내 문제라는 걸 절실하게 느꼈어요.(이인숙 조합원)

노동조합 활동하면서 내 권리를 내가 찾을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그 전에는 모두 나 혼자 해결해야 하잖아요. 근데 이렇게 여럿이 힘을 합치니까 더 자신감이 생겨요. 우리가 큰 분을 상대로 싸우고 있는 거잖아요, 크게 보면 총장님을 상대로 해서 싸우고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보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인데,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인데, 그래도 여럿이면 할 수 있으니까, 이겨내야죠.(안경미 조합원)

인터뷰·정리 강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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