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비스 투쟁:
‘진짜 사장’ 삼성이 고용 보장, 임금 인상 책임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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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이 다시 투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해 41일간의 파업농성 끝에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노동조합 활동을 인정받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
간접고용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고, 삼성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주는 등 정치적 의미도 컸다. 그간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발뺌하던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은 노동자들의 단호한 투쟁에 밀려 “원청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겠다”고 발표해야만 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서비스는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다. 주기로 한 임금과 수당 등을 제대로 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진주, 마산, 서수원 센터가 폐업하면서 노동자들의 고용도 위협하고 있다. 센터 ‘바지 사장’들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뻔뻔한 행태도 여전하다.
사측은 연이은 센터 폐업이 노동자들의 파업과 무리한 요구 때문에 “정상 영업”이 어려워져 생긴 일이라며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비열한 거짓말일 뿐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삼성전자의 A/S를 담당한다. 그런데 실제 수리 업무 대부분을 협력업체가 맡고 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 몇 년간 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을 계속 줄였고, 협력업체는 다시 노동자들에게 주는 몫을 줄였다.
노동자들을 간접고용하고 임금을 건당 수수료로 지급하는 삼성전자서비스의 고용·임금 체계 때문에 삼성전자는 노동자들을 더 쉽게 착취할 수 있었다.
노동자들은 엄청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임금이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성수기에는 몸이 부서져라 일하고 비수기에는 ‘보릿고개’를 버티는 일들이 반복됐다.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고 투쟁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었다. 노동자들이 기본급과 수당 등을 요구한 것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였다.
노동자들에게 약속한 것을 지키려면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비용을 늘려야 하지만, 원청은 ‘바지 사장’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구조조정
이런 치졸하고 악랄한 행태는 최근 삼성전자의 매출 부진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30퍼센트 감소했다. 더 큰 문제는 삼성전자 매출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IT·모바일 부문의 사업 전망이 앞으로도 매우 어둡다는 것이다. 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등에 밀리고 고가 시장에서는 애플에 밀리면서,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휴대폰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10퍼센트대로 주저 앉았다.
삼성전자는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하고 있고, 삼성전자서비스를 통해 가장 열악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도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최근 연이은 서비스센터 폐업은 노동자들을 위축시켜 구조조정을 더 원활히 하려는 계획의 일환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투쟁이 매우 중요하다. 노동자들의 결집된 힘을 보여 줘야 노동조건을 개선하고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더 큰 공격도 잘 막아 낼 수 있다.
모바일 분야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 부문 호조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여전히 수조 원의 이익을 내고 있다. 총수 일가는 3대 경영 승계 과정에서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막대한 시세 차익을 누리고 있다. 따라서 사측이 경영 부진을 이유로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것에 움츠릴 이유가 없다.
민주노총이 4월 총파업에 나서는 등 노동자 투쟁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무엇보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모진 탄압 속에서 노조를 만들고 투쟁해 조직과 경험을 쌓아 왔다.
삼성에 맞서 다시 투쟁을 시작한 노동자들에게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