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계 개악:
작업장별 대응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맞서 단결해 싸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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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장기근속자의 “고임금”을 비난하며 직무·성과급제 등으로 임금체계를 개악하려 한다. 이를 위해 정부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사용자들이 손쉽게 개악안을 관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정부 방침을 등에 업고 이미 작업장별로 공격이 시작됐다. 서울대병원·경북대병원 등 대형 국립대병원 사측은 취업규칙 변경을 기도하고 기존 단체협약까지 해지하면서 성과연봉제 도입과 통상임금 확대를 막기 위한 임금 구성 변경 등을 밀어붙이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생산직 호봉제를 없애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측은 노사가 함께 구성한 ‘통상임금-임금체계 개선위원회’에서 이 같은 방침을 제시하고 올 3월 말까지 합의를 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호봉제 폐지와 성과연봉제 도입은 상대적 고임금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끌어내려 하향평준화하려는 시도다. 노동자들 사이에 성과 경쟁을 만들어 단결을 어렵게 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속에서 생산직 노동자들은 공장 내 임금 격차를 줄이려고 차등 임금에 반대했는데, 이를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성과급 지급을 위해서는 인사고과 제도도 부활하게 된다. 이는 일반 해고요건을 완화하려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뒷받침하는 구실을 할 것이다. 1998년 현대차 정리해고 때도 사측은 인사고과를 들이밀며 해고 대상자를 선별했다.
따라서 정부와 사측의 임금체계 개악을 저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효과적인 투쟁을 위해선 무엇보다 정부 방침에 반대해 모두 함께 싸워야 한다. 정부는 각 작업장별로 공격을 밀어붙여, 노동자들이 단결하지 못하게 만들고 각개격파 하려 한다. 그만큼 작업장·산별을 넘어 단결해 투쟁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한 부문에 대한 공격을 모른 척하면, 그 다음 차례는 바로 내가 될 수 있다. 각개격파 당해 힘이 약화되기 전에 함께 싸워야 한다.
이중임금제
한편, 노동자들의 저항이 거세 공격을 한꺼번에 추진하기 어려운 곳에서는, 우선 신입사원들의 임금을 깎는 이중임금제를 먼저 도입하려 할 수도 있다. 최근 현대차 사측이 칭찬하는 독일 금속산업의 임금체계도 바로 그렇게 형성됐다.
그러나 신입사원들의 저임금을 용납해선 안 된다. 저임금층이 생기면 기존 노동자들의 임금도 하향 압박을 받는다. 미국 지엠에서도 이중임금제 도입 이후 노동자 대부분이 저임금에 내몰렸다.
박근혜 정부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임금체계 개악을 선도하겠다고 말한다. 특히 현대·기아차가 정부 정책을 관철하는 데 핵심 타깃이 되는 경우가 잦다. 통상임금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럴 때 현대·기아차처럼 잘 조직된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들의 이익을 옹호하며 정부 정책에 맞서 앞장서 싸워야 한다. 이런 투쟁은 광범한 지지를 얻을 수 있고, 해당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