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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으로 노동 탄압에 항거한 양우권 열사:
포스코와 박지만은 사죄하고 노동 탄압 중단하라

5월 10일 금속노조 포스코사내하청지회 양우권 이지테크 분회장이 노동 탄압에 항거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양우권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포스코와 열사가 일했던 사내하청 업체 이지테크다. 이지테크는 박근혜의 동생 박지만이 회장으로 있는 이지그룹의 계열사다.

ⓒ사진 출처 〈금속노동자〉

2006년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이지테크는 노동조합을 와해시키려고 온갖 악랄한 탄압을 자행했다. 계속된 탄압으로 다른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탈퇴했지만 열사는 끝까지 투쟁을 포기하지 않았다.

끝까지 무릎 꿇기를 거부한 열사에게 사측은 모멸감을 주며 야비한 탄압을 가했다. 법원 판결로 복직한 후에도 사측은 그를 동료들이 있는 현장으로 복귀시키지 않았다. 심지어 제철소 밖 사무실에 홀로 앉혀 두고는 1년간 업무도 주지 않고 집단 따돌림을 시켰다. 아파도 조퇴를 못 하게 했고 그가 119를 불러 병원에 가자 ‘근무지 이탈’이라며 정직을 통보했다. 이런 현실을 고발하려고 사무실과 자신의 책상을 사진으로 찍자 ‘회사 기밀을 유출’했다며 감봉 징계했다.

열사가 남긴 유서와 일기에는 그가 당한 고통이 생생하게 기록돼 있다. “1백30일째 멍청하게 앉아 있다. 아무도 말을 걸어 주지 않고 업무 지시도 내리지 않는다. 나와는 인사조차 하지 않는다. 책상에 업무용 컴퓨터가 있지만 인터넷 등은 할 수 없어 하루 종일 휴대전화만 보고 있다.

“우×× 노무팀장이 찾아왔다. 노동조합 탈퇴서를 써 줄 것을 독촉했다. 탈퇴서를 써 주면 오늘 있을 인사위원회를 개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노동조합을 배신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이런 극악한 탄압 뒤에는 원청 포스코의 노동 탄압 정책이 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속에 만들어진 민주노조를 당시 회장이던 박태준이 도끼와 낫으로 무장한 구사대를 동원해 와해시켰다. 그 후 원청은 물론이고 사내하청과 협력업체에 노동조합이 설립될 때마다 어김없이 탄압했다.

민주노조 설립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지만 회유, 협박, 해고,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폭력도 노동자들의 저항을 완전히 봉쇄하지는 못했다. 어려운 조건에서도 포스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끈질기게 저항을 이어간 것이다.

그간 포스코는 정규직을 줄이는 대신 간접고용 사내하청 노동자를 늘려 왔는데, 노동부 공시로도 그 수가 1만 5천7백23명에 이른다. 원청 포스코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투쟁이 다른 노동자들을 자극할까 봐 온갖 탄압을 자행한 것이다.

열사는 마지막까지 동지들의 승리를 염원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양동운 지회장을 위시하여 똘똘 뭉쳐 끝까지 싸워서 정규직화 소송, 해고자 문제 꼭 승리하십시오. 멀리서 하늘에서 연대하겠습니다.”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50여 명은 전면 파업을 하고 노동 탄압 중단, 열사 죽음에 대한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며 무기한 상경 투쟁을 시작했다. 권력 핵심부와 연결돼 있는 거대 기업 포스코와 이지테크에 맞서려면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적극적 연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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