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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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9일 전국공무원노조 전간부결의대회에 참가한 7백여 명의 공무원 노동자들의 사기는 대단히 높았다. 정부의 원천봉쇄로 밤 늦게서야 행사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건국대학교에 모인 노동자들의 얼굴은 밝기만 했다.
다음 날 오전 결의대회에서도 파업을 선동하는 전투적인 발언들이 계속됐다. 김영길 위원장은 “물구덩·불구덩을 가리지 않고 싸워 이기겠다.”고 말해 많은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결의대회가 남긴 최고의 성과는 파업에서 중요한 구실을 할 현장 간부들의 자신감을 높인 것이다. 조직의 특성상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는 노동자들은 최초의 전면파업이 될 수도 있는 전투를 앞두고 다소나마 혼란과 동요가 있었을 것이다.
결의대회에서 한자리에 모인 노동자들은 서로 고무하며 더 큰 확신을 얻은 듯했다. 한 본부장은 상기된 얼굴로 “이제 진짜 파업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든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파업기금 모금 상황이 보여 주는 조합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이런 분위기 상승의 근본 동력이었다. 모금이 가장 늦게 시작된 서울도 벌써 4∼5억 원 정도가 모금됐고 경남은 13억 원이 모금됐다. 충북은 목표액을 거의 다 채웠다.
전주지부의 한 조합원은 “정부 계획대로 공무원연금이 개악되면 한 달 월급이 문제가 아니라 몇 천만 원을 손해본다.”며 한 달 월급인 150만 원을 투쟁기금으로 냈다.
대부분의 지부가 지난 주까지 성황리에 조합원 총회와 대의원대회를 마쳤다. 지부별로 중식시간 준수투쟁을 벌이고 있고 지난 13일 안동시지부는 행자부장관 허성관의 특강에 집단으로 불참해 망신을 주기도 했다. 경남본부, 부산본부, 인천본부는 지방자치단체와 맞선 투쟁을 벌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