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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스타 워즈 계획을 중단하라

부시는 NMD 계획을 한층 확대하려 하고 있다. 그는 지상뿐 아니라 해상과 우주에도 방어체제를 갖추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NMD의 진정한 목적은 전세계에 미국의 패권을 확대하는 것이다.

NMD는 미국을 향해 날아오는 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어 시스템이다.

NMD가 구축된다면 미국은 반격당할 두려움 없이 세계 어디든 공격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핵을 보유한 나라에 대해서도 말이다.

군수산업체

NMD(National Missile Defense)는 1980년대 초 레이건에 의해 착수됐던 스타 워즈 계획의 후속판이다.

1980년대 초 이래로 스타 워즈 계획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부었지만 이 계획은 실패했다.

미국은 지난 15년 동안 스타 워즈 계획에 6백억 달러 이상을 썼다.

부시가 NMD 계획을 강행한다면 수백 억 달러를 더 낭비하게 될 것이다.

NMD를 구축하는 데 2천4백억 달러가 들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하지만 NMD 구축에 정말로 얼마가 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스타 워즈 계획을 위해 치열한 로비를 한다. NMD 계약을 따내기만 한다면 마르지 않는 이윤의 샘이 될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군수산업체의 '빅3'인 보잉,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과 무기 생산 9위를 차지하고 있는 TRW가 NMD에 뛰어들고 있다. 이 네 군수산업체는 NMD 계약의 60퍼센트를 차지하면서 벌써부터 국방부로부터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지원받고 있다.

역겨운

많은 사람들이 NMD 구축의 실현 가능성을 의심한다.

지난해 있었던 세 차례 실험 가운데 두 번은 실패했고, 나머지 한 번은 그 결과가 조작됐다.

실험 결과 NMD 체제는 진짜 탄두와 가짜 탄두를 구별하지 못하는 치명적 결험이 있음이 드러났다.

미국내 전문가들은 아무리 정교한 시스템일지라도 날아오는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미국의 과학자 50명도 “NMD 추진은 미친 짓"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그런데 왜 부시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NMD의 추진에 그토록 열을 내며 돈을 쏟아 붓는 것일까?

여기에 군비 증강의 또다른 역겨운 목적이 숨어 있다.

미국 지배자들은 미국이 군비 지출을 늘리면 다른 나라도 똑같이 군비 증강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군비 경쟁에서 미국은 다른 나라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미국과 군비 경쟁을 하면서 과도한 군비를 지출했던 러시아 경제는 1980년대에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한 바 있다.

부시 정부내 전쟁광들은 NMD가 오늘날에도 똑같은 효과를 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는 구실을 해주기 바란다.

위선

미국 지배자들은 중국에 대해 의견이 갈려 있다.

미국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을 거대한 잠재적 시장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그들은 투자가 활발해질 수 있도록 중미 관계가 가까워지고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를 바란다. 무역 장벽이 낮아져 중국 경제에 더 깊숙이 침투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 지배자들은 중국이 세계적 차원의 미국 경쟁자가 될까 봐 두려워 한다.

그래서 미국의 중국 정책은 경제적 협력과 군사적 경쟁 사이에서 동요한다.

공화당 내에는 중국을 거대한 위협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미국의 경제 규모가 중국의 12배이고 미국의 군사비가 중국의 20배나 되는데도 말이다.

그들은 신냉전을 정당화하기 위해 중국의 인권을 들먹이곤 하는데 이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북한 핑계

미국은 1972년에 소련과 탄도미사일제한(ABM) 협정을 맺었다. 탄도미사일 요격 기지를 국내에 한 곳에만 설치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NMD는 ABM 협정 위반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 협정을 구소련과 맺은 것이지 러시아와 맺은 게 아니라는 억지를 쓰고 있다. 또 당시와는 달리 새로운 위협이 생겼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는 새로운 위협이란 바로 북한이다. 백악관 안보보좌관 콘돌리자 라이스는 최근에 “북한과 같은 깡패 국가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NMD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 위협” 운운하는 것은 코끼리가 개미 보고 무섭다고 하는 것만큼이나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북한의 군사력은 미국의 56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호들갑을 비난하며 미국과학자연합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에 공개된 상업위성사의 촬영 결과는 노동 미사일 기지가 거의 주목할 만한 가치도 없는 원시적인 시설임을 보여 주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0회 이상의 실험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1998년에 딱 한 차례, 그것도 실패로 끝난 실험을 했을 뿐이다.

만약 부시와 그의 각료들의 말대로 북한의 위협이 진정한 문제라면, 북한이 미사일을 포기하는 대가로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는 것이 가장 저렴한 해결 방안일 것이다.

그 동안 북한은 매년 10억 달러씩 3년 동안 보상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돈은 NMD 구축 예상 비용(2천4백0억 달러)의 80분의 1에 불과한 액수다.

NMD에 들어갈 돈의 10분의 1만 있어도 북한은 물론 전세계의 굶주리는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의료와 식료품을 제공할 수 있다.

지난해 가을에 북한은 현금 보상 요구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한발 물러났다. 그리고 장거리뿐 아니라 중거리 미사일도 포기할 뜻을 밝혔다.

그런데도 미국은 클린턴 방북 약속을 지키지 않고 협상을 결렬시켰다. 그러고도 이제 와서 북한 미사일 위협 운운하는 것은 완전한 위선이다.

무기 대신 복지를

미국이 NMD의 핑계거리를 찾기 위해 북한을 깡패 국가 취급하면서 남북 관계마저 위협하는 데도 김대중은 결코 미국을 비판하지 않는다.

그는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러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엔엠디를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고 입이 부르트도록 해명했다.

김대중은 TMD(Theater Missile Defense)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기만적이게도 TMD에 필요한 무기들은 하나둘 사들이고 있다.

최근에 그는 10조 원이 넘는 무기를 구입하려 하고 있다. 진정으로 남북의 항구적 긴장 완화를 원한다면 왜 무기 구입에 몰두하는가?

한반도 긴장을 부추길 무기를 사들이지 말고 그 돈을 복지비로 돌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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