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기자마저 폭행한 이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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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고(故) 양우권 열사의 죽음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이지그룹 본사에서 농성을 하던 노동자들이 전원 연행됐다.(관련 기사: 포스코 사내하청지회 노동자들을 석방하라)
그런데 이지그룹의 한 남성 관리자는 이날 현장을 취재하던 〈노동자 연대〉 이미진 사진 기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스스로 “사무실 책임자”라고 밝힌 이 자는 노동자들의 연좌 농성을 사진으로 담고 있던 이미진 기자에게 “나가라”며 강제로 팔을 잡아 끌고, 카메라를 뺏으려 했다. 이미진 기자가 카메라를 빼앗기지 않으려고 거세게 저항하고 다른 사진 기자와 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이 함께 항의했는데도 이 자는 세 차례나 와서 계속 카메라를 빼앗으려 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진 기자는 양팔에 멍이 들고 살갗이 까지는 등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경추부 염좌, 우측 주관절 염좌 및 찰과상, 양측 손목 관절 염좌).
이 자는 유독 이미진 기자에게만 이런 행패를 부렸다. 아마도 현장에서 유일한 여성 기자여서 만만하게 봤을 것이다. 또, 이미진 기자가 사무실 내에 있던 박정희 사진을 찍은 것 때문에 더 히스테리를 부린 듯하다. 한 여성 직원도 박정희 사진을 찍지 말라며 기자를 밀친 바 있었다.
사무실 곳곳에 박정희의 사진과 동상이 있는 모습이 공개돼 포스코 사내하청 문제로 박근혜 정부에 부담을 주는 것을 차단하려 한 것인가? 이 관리자는, 노동자들이 모두 경찰에게 연행되고 나서 이미진 기자가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길이었는데도 또 카메라 줄을 붙들고 놔주질 않았다. “메모리 카드를 뺏어야 한다”면서 말이다.
경찰은 망나니 같은 관리자가 기자를 폭행하고 있는데도 막아서기는커녕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그러다 이미진 기자가 왜 가만히 있느냐고 한참을 항의한 후에야 ‘중재’에 나섰다. 그러더니 급기야 사무실을 나오는 길에 이미진 기자를 연행하기까지 했다. 이미 경찰에게 기자증을 보여 줬는데도 막무가내였다(이미진 기자는 전경버스 앞까지 와서야 겨우 풀려났다.) 사측의 폭력과 만행은 눈감고 정당한 목소리를 탄압하는 이 나라 경찰의 모습이 새삼 놀라울 것은 없지만 분노스러운 일이었다.
행패를 부린 이 관리자는 핸드폰으로 이미진 기자를 찍으려고하며 “고소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그러나 사내하청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것도 모자라 정당한 취재 행위를 방해하려 물리력을 행사한 이지그룹야말로 불법이고 규탄받아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