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폭력 사태와 민주노조 운동의 대응’ 토론회:
울산 단체들이 이경훈 지부장 징계를 위해 노력하자고 결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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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4일 민주노총 울산본부 대회의실에서 ‘4·24 폭력 사태와 민주노조 운동의 대응 – 진단과 과제’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는 4월 24일 현대차지부 이경훈 집행부의 지역실천단장 집단 폭행 사태를 비판하는 울산의 11개 노동·사회 단체들이 공동 주최했다. (노동당 울산시당, 노동자계급정당울산추진위, 노동자네트워크, 노동자연대 울산지회, 노동해방실천연대 울산지부, 민주노조재건투쟁위원회 ‘들불’, 울산노동자배움터, 울산해고자협의회, 정의당 울산시당, 좌파노동자회 울산위원회, 혁명적노동자당건설현장투쟁위원회(노건투) 등)
토론회에는 지역 단체 활동가들과 현대차, 현대중공업, 다스 등의 정규직·비정규직 활동가 35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민주노조운동은 결코 이경훈 집행부의 집단 폭력 행위를 묵과해선 안 된다”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가 이경훈 지부장과 가해자를 징계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을 기울이자고 뜻을 모았다.
앞서 6월 19일 민주노총 울산투쟁본부는 이경훈 지부장과 폭행 가해자에 대한 징계 안을 민주노총 중집에 요구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날 토론회 주 발제를 맡은 허수영 총파업지역실천단장은 “정당한 비판을 폭력으로 입막음 하려 한 것은 민주노조 운동의 민주적 전통을 훼손한 것”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노총 중집이 이경훈 지부장과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결의할 수 있도록 적극 활동을 벌이자”고 호소했다.
그는 울산 투본의 징계 발의 결정을 반기며, 특히 울산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지속적인 항의운동을 벌인 덕분에 이 같은 결정이 나올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토론자로 나선 강진관 노건투 활동가는 “4·24 집단 폭행 사건은 노사협조주의 세력의 현 단계를 보여 준다”며 “총파업이 아래로부터 조직된다면 이경훈 집행부의 폭력 같은 일이 제압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선진 활동가, 평조합원, 단체들이 협력해 ‘총파업 조직화를 위한 공동행동’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유진기 좌파노동자회 울산위원회 집행위원장은 4·24 폭력 사태가 이경훈 집행부의 “폭력성, 비민주성, 탈연대성”을 보여 줬다고 비판하며, 특히 대공장 노조 운동을 넘어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민주노조운동의 주체 형성에 총력을 다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병승 현대차비정규직지회 활동가는 불법파견에 면죄부를 주는 현대·기아차의 신규채용 합의를 비판하며,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에 비수를 꽂아온 이경훈 집행부가 “누구의 제재도 받지 않았던 현실”을 폭로했다.
이번 사건에 대한 진단과 대응 방향을 두고 발표자-토론자들 사이에 다소간 견해차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은 이경훈 집행부의 집단폭행 사태를 묵과할 수 없다는 데선 의견을 같이 했다.
청중 토론에서도 현대차의 한 활동가는 이렇게 말했다.
“4월 24일 집회에서 노동자들은 이경훈 집행부를 쫓아냈어요. 민주노조 운동에서 나가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4·24 폭력 사태는 현대차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조 운동 전체의 문제입니다. 공장 안팎으로 항의를 지속해야 합니다.”
청중석에선 “4·24 폭력 사태는 반드시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에게도 알려야 한다”, “4·24 폭력 사태는 노동운동의 여러 문제와 연결돼 있다. 토론을 이어나가자”, “이경훈 지부장 징계는 단지 형식이 아니라 투쟁 전진을 위해 실질적으로 중요하다”, “정파와 계파를 넘어 단결해야 이경훈 지부장을 이길 수 있다” 등 여러 주장이 이어졌다.
청중 토론의 말미를 장식한 다스지회의 한 활동가는 ‘항의를 넓히자’고 강조했다.
“울산을 넘어 전국적으로 민주노조 운동에 함께하고자 하는 이들을 다 모아서 이번 사태를 다시 알려 냅시다. 부품사든 어디든 폭력 사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모읍시다.”
이날 토론회 사회를 본 양준석 노동자배움터 활동가는 토론회를 정리하며 이렇게 말했다.
“민주노총이 이경훈 지부장을 징계해 운동의 최소한 기본을 지켜낼 수 있도록 우리의 공동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노력은 이제 전국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오늘처럼 앞으로도 의견들을 주고 받으며, 새로운 운동을 현장과 지역에서 같이 만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