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재난 와중에 몰래:
제주 영리병원 재추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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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가 제주 영리병원 설립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20일 보건복지부는 중국 녹지그룹의 녹지국제병원 설립 신청에 위법 사실이 있어 이를 반려했다. 국내 자본가는 영리병원을 설립할 수 없는데도 외국 법인의 이름만 빌려 제주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려 했기 때문이다.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 등은 이런 일이 벌어질 가능성을 거듭 경고해 온 바 있다.
당시 보건복지부는 이런 위법에 대해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영리병원 반대 운동이 문제를 제기하자 그제서야 마지못해 신청을 반려했다.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영리병원 설립 추진을 중단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마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뻔뻔하게 다시 영리병원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도 메르스 사태가 한창인 와중에 쥐새끼처럼 몰래 추진했다.
제주도는 6월 11일 녹지국제영리병원 사업계획서를 접수했고, 보건복지부는 6월 15일 제주도한테 이를 접수했다. 그리고는 이 사실을 아무 데도 공개하지 않았다.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가 이에 대해 문의했을 때도 그런 일 없다고 발뺌했다. 당시는 새누리당 김무성과 유승민이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원격진료 시스템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황당한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던 때였다.
정부는 아직도 중국 녹지그룹이 신청한 영리병원 사업계획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다시 문제점이 드러날까 봐 두려운 것이다.
공공의료 확충
그러나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법을 어기고 국내 자본가가 영리병원을 설립하는 것이고, 영리병원은 의료비를 폭등시키고 국내 의료체계를 황폐화시킬 것이라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
의료민영화저지범국본과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가 함께 실시한 제주도민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74.7퍼센트가 영리병원에 반대했다. 제주도의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57퍼센트가 반대했다.
메르스 사태는 영리 추구에 목매는 민간병원 중심 의료체계의 문제점과 공공의료 확충의 필요성을 보여 줬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메르스를 질병이 아니라 재난으로 키운 데 이어 이제 의료관광을 앞세워 영리병원으로 돈을 벌겠다고 한다. 또, 메르스 슈퍼전파자인 삼성서울병원에 원격의료 특혜를 준 데 이어 내년도 원격의료 예산도 증액하려 한다. 이런 의료 민영화 드라이브는 메르스 사태와 같은 끔찍한 재앙을 계속 만들 것이다.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추진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