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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반대! 공무원노조로 단결’ 위해:
공무원노조 분리 주장들을 반박한다

공무원연금 개악 이후 박근혜 정부는 ‘법외노조’인 공무원노조와는 더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반면, ‘합법 노조’를 내세워 공무원노조의 분리를 획책하는 이충재를 만나서는 규모를 키우면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 줄 것처럼 하고 있다. 이충재도 인사혁신처장 이근면에게 앞으로 공무원노조 조합원의 65퍼센트가 자신이 만든 전국통합공무원노조로 올 것이라며 ‘공무원 및 교원의 인사정책 개선방안 협의기구’(이하 인사기구)에 참여하게 해 달라고 구걸했다.

야비하게도 정부는 인사기구를 통해 연금 삭감을 벌충하고 싶어 하는 조합원들의 심정과 이충재의 노조 분리 책동을 이용해 공무원노조를 약화시키려 한다.

야비한 분리 책동에는 단호하게, 정부의 공격에는 단결로 맞서야 한다. ⓒ이윤선

게다가 최근 공무원연금 투쟁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공무원노조 간부들을 소환 조사하기 시작했다. 투쟁에 앞장선 노조 활동가들을 탄압해 노동조합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것이다.

이충재는 이런 상황에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 이용해 노조를 분리하려 한다. 어처구니없게도 최근 이충재는 자신이 처음부터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겠다고 한 적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국민연금 인상’이 목표였다는 것이다. 국민연금 인상을 위해 공무원연금을 일부 양보해야 한다며 개악안을 지지한 연금행동 소속 일부 단체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려는 계산인 듯하다.

실제 참여연대와 여성단체연합 등 NGO들은 5·2 여야 합의안 환영 성명을 낸 바 있다. 정용건 연금행동 집행위원장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양보와 국민적 이익이라는 명분을 통해 정부와 여당을 압박”한 전술이었다며 이충재의 배신적 타협을 미화했다. 민주노총도 여야 합의안에 ‘국민연금 인상’ 부분을 부각해 국회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

이충재는 이런 분위기를 이용해 자신을 사퇴시킨 공무원노조 중집과 활동가들이 국민연금 인상에는 관심없는 사람들인 것처럼 몰아가려 한다.

그러나 이충재의 배신을 비판하고 그에게 책임을 물은 간부들과 활동가들은 공무원연금 개악을 막아야 국민연금 개선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재정 절감을 위해 공무원연금을 삭감하겠다는 정부가 그보다 재정 규모가 훨씬 큰 국민연금 지출을 늘릴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장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퍼센트로 인상” 문구에 대해 청와대는 격한 거부 반응을 보였다.

이충재는 이번 공무원연금 개악안이 “하위직 연금을 최대한 지킨” ‘하후상박’ 안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번 개악안은 사상 최악의 개악이자 ‘하박상박’이었다.

이충재는 이런 정당한 비판을 한 세력을 “정파적 이익”만 챙기는 사람들로 매도한다. 그러나 이충재의 배신적 합의를 비판한 것은 공무원 노동자 전체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충재야말로 대의원대회와 중집 등 공식 회의에서 결정한 사항을 번복하고 거짓말로 조합원과 동료 간부들을 속인 비민주적 리더십의 화신이었다.

노동자 운동의 건강한 전통은 노동조합 지도자가 배신하거나 민주적 결정을 어길 때는 단호하게 비판하고 대안적 리더십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따라서 공무원노조뿐 아니라 연금행동 등 진보진영은 이충재의 노조 분리 책동에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적반하장

한편 이충재는 공무원노조 중집의 인사기구 참여 결정이 모순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배신적 합의였다고 비난해 놓고, 이제 와서 참여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다만, 공무원노조 중집의 인사기구 참여 결정도 부적절했다. 공무원노조 중집은 연금 개악으로 빼앗긴 임금을 벌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그런 결정을 했을 것이다. 이충재의 분리 시도에 흔들리는 일부 조합원들을 다독이려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이런 상황을 이용해 공무원노조를 흔들고 탄압을 강화하는 시점에 인사기구 참여 결정은 조합원들을 더욱 흔들리게 할 뿐이다.

결국 정부는 ‘법외노조’ 핑계를 대며 공무원노조를 인사기구에서 배제했다.

2013년 규약 개정 후 노조설립신고를 냈다가 정부에 의해 뒤통수를 받은 것과 똑같은 일이 이번에도 벌어진 것이다.

게다가 공무원노조 내 일부에서는 합법노조로 가기 위해 해고자를 정리해 ‘설립신고’ 요건을 갖추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1일에 12만 명이 모이고, 공무원노조가 투쟁에 나설 태세를 보여 주자 이번에는 ‘법외노조’를 향해 ‘대화’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지금 상황에서 다시 굴욕적인 후퇴를 한다면 정부의 기세만 높여줄 뿐이다.

수많은 공무원 단체 가운데 공무원노조가 대표 조직이 된 것은 투쟁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들의 조건을 개선해 왔기 때문이지 법과 정부의 명령을 잘 따랐기 때문이 아니다.

공무원노조 중집은 이충재의 노조 분리 시도에 맞서 단결을 호소하고, 조직 내부를 추스리려고 노력해 왔다.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려면 이충재와 그 지지자들이 조직 분리를 정당화하는 주장들 가운데 일부를 수용하거나 침묵해선 안 된다. 단호하게 논쟁하는게 괜한 논란만 일으킨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공개적이고 단호하게 논쟁할수록 조직 분리시도를 최소화할 수 있다.

공무원노조 내 투사들은 이충재의 분리 책동에 단호하게 대응하고 ‘분리 반대! 공무원노조로 단결’ 운동을 기층으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