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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조 농성투쟁 문화제:
“10년을 기다렸다. 이주노조 인정하라!”

“10년을 기다렸다. 이주노조 인정하라!” “고용허가제 폐지하고, 노동허가제 쟁취하자.”

7월 29일 오후 7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가 열렸다.

무더운 여름 휴가 기간인데도 문화제에 1백50명 가량이 참가했다. 민주노총과 레이테크코리아, 세종호텔, 하이텍알씨티코리아 등 투쟁하는 노동자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 등 이주민 인권 단체, 이주민 공동체들, 이주민방송 등 이주노동자 단체, 향린교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동자연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연대학생그룹, 전국학생행진 등이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단체가 참가한 것은 농성투쟁에 대한 지지가 확대되고 있는 것을 보여 준다.

"이주노조 인정하고, 노동3권 보장하라" 29일 오후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가 1백 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이주노조의 농성투쟁을 지지하는 모금도 이어지고 있다. 이미 희망연대노조, 외노협 등에서 모금을 보내 왔고, 문화제 장소에서 노동자연대와 사회진보연대도 모금을 전달했다.

문화제는 이주노동자 및 한국인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발언이 이어지며 활기차게 진행됐다.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큰 박수를 받으며 첫 발언을 시작했다.

"이주노조 투쟁에 연대해 주십시오" 29일 오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에서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조승진

“우리는 10년 전에 이주노조를 설립했습니다. 지난 달 대법원은 미등록 노동자도 노조를 설립할 수 있다고 판결했지만 고용노동부는 노동허가제를 요구하면 안 된다며 규약을 보완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노동허가제 없이는 이주노동자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더 이상 고용노동부는 정치활동을 핑계로 이주노조의 활동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끝까지 투쟁할 각오가 돼 있습니다. 이주노조에 힘을 실어 주고 마지막까지 연대해 주십시오.”

농성투쟁을 지지하는 모금 29일 오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에서 노동자연대 회원들이 모은 돈을 이주노조 우다야 라이 위원장에게 전달하고 있다. ⓒ조승진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과 민주노총 서울본부 장석주 수석부본부장도 “민주노총이 노동허가제, 노조 합법화 쟁취할 때까지 함께 투쟁할 것”이라고 연대 의지를 밝혔다.

방글라데시 & 파키스탄 & 우즈베키스탄 합동공연 29일 오후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에서 이주노동자들이 전통악기를 연주하며 흥겨운 공연을 펼치고 있다. ⓒ조승진

농성에 참가하고 있는 한 이주노동자는 이주노조가 왜 필요한지를 생생한 사례로 증언했다.

“저는 한국에 오기 위해 1년 동안 공부를 하고 병원에서 검사도 받고 건강한 몸으로 한국에 왔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 사장은 70~80kg이나 되는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을 시켰습니다. 너무 힘들었지만 사장은 때리려고 하고, 욕도 하며 저에게 일을 시켰습니다. 저는 아픈 것을 참으면서 일을 했고, 결국 디스크에 걸렸습니다.

“저는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하고, 기숙사에 살면서 병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러자 사장은 경찰을 불러서 저를 쫓아냈습니다. 저는 가방도 못 가져 나오고, 옷도 한 벌만 입은 채로 쫓겨났습니다.”

“복지센터나 상담소 등에 갔는데 아무도 저를 도와 주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주노조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주노조는 꼭 필증을 받고 승리해야 합니다.”

한국사회에서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인권과 노동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29일 오후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가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한국 정부는 국제 기준을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가입 권리를 포함해 이주노조를 인정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더 이상 국제적 비난을 받기 전에 이주노조 설립 필증을 교부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자연대 임준형 활동가는 “정부는 대선에 개입한 국정원처럼 진정으로 ‘정치활동’을 해서는 안 되는 기관들의 문제는 가만히 두면서, 이주노조에게는 노동허가제 쟁취 같은 정당한 요구를 정치활동이라고 탄압하고 있다”며 정부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또 “앞으로 규약을 더 수정하지 않고 투쟁하겠다는 우다야 라이 위원장의 용감한 선택에 지지”를 보낸다며 연대를 확대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주노조 탄압 중단하라" 29일 오후 이주노조 설립 필증 발급을 촉구하는 농성투쟁 문화제가 1백 5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리고 있다. ⓒ조승진

향린교회 고상균 목사는 “예수도 이주노동자의 삶”을 살았고 “아담, 바빌론, 히브리 민중 등 성서에 나와 있는 인물 중의 상당수가 태어난 곳을 떠나 다른 곳에서 일한 이주노동자였다”며 이주노조의 투쟁을 응원했다.

이주노조는 농성을 8월에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주노조의 투쟁에 더 많은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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