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의 분노’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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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루자를 점령하기 위한 미군의 대공세(작전명 ‘유령의 분노’)가 시작됐다.
미군은 이번 작전에 1만 5천 명을 동원했다. 이라크 임시정부군 수천 명과 영국군 수백 명도 함께 동원됐다. 부시는 팔루자가 이라크 저항의 군사적 중심이라고 보는 듯하다.
팔루자는 이라크 저항의 상징이자 심장이다. 지난 4월 팔루자 저항은 이라크 저항의 분수령이었다. 팔루자 저항 이후 나자프나 라마디 같은 도시에서 저항이 벌어졌고 미군은 패배했다.
이번 공세가 시작된 11월 8일 하루 동안에만 바그다드·키르쿠크·사마라 등 이라크 전역에서 1백30회의 공격이 벌어졌다. 그 직전에는 하루 평균 80여 건의 공격이 있었다.
물론 부시가 팔루자를 군사적으로 점령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월 공세 때는 2천5백 명의 미군으로 팔루자를 공격했다가 실패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규모 군대를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팔루자를 군사적으로 점령하더라도 더 큰 문제들이 부시를 괴롭힐 것이다. 팔루자를 짓밟는 것은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게임이다.
팔루자의 저항군은 고전적인 게릴라 전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즉, 적군의 대공세 때에는 후퇴하거나 숨어 있다가 나중에 다시 나타나 적군을 괴롭히는 방법 말이다. 이미 미군은 사마라에서 저항세력의 이런 전술 때문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뉴욕 타임스〉도 이 점을 경고하고 있다. “미군의 작전이 끝난 뒤 저항세력이 다시 팔루자에 잠입해 세력을 재규합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새로운 근거지를 만들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미군의 잔혹한 학살 때문에 이라크인들이 저항 게릴라들의 동조자가 되거나 게릴라가 되고 있다. 이 점은 미군을 계속 괴롭힐 것이다.
미군은 팔루자 외의 지역에서 벌어지는 저항을 진압하고 점령할 군사적 능력이 없다. 〈뉴욕 타임스〉도 공세가 시작됐던 11월 8일치 사설에서 “더 많은 군인을 이라크로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남반구초점’의 월든 벨로에 따르면, “현재 이라크의 55개 도시가 점령군이 들어갈 수 없는 곳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수준의 이라크 저항을 진압하기 위해서는 약 50만 명의 미군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군은 현재 약 13만 명이 있을 뿐이다. 부시가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징병제를 도입하는 방법밖에 없는데, 이것은 미국 내에서 심각한 저항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바로 정치적 타격이다. 팔루자 학살은 사람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부시 재선 이후 좌절감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반전운동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학살이 시작되자마자 미국의 워싱턴, 뉴욕과 같은 주요 도시들을 포함해 세계 각지에서 항의 시위가 있었다. 한국에서도 항의 시위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