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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시장 구조 개악 공격은 교사들도 겨냥하고 있다

8월 6일 박근혜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노동 개혁”이었다. 박근혜는 상반기에 공무원연금 개악에 성공했고 이를 동력 삼아 하반기 노동시장 구조 개악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임금피크제

정부는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공공부문부터 적용해 민간으로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사·공무원에 임금피크제 도입, 성과급과 교원평가 확대·강화 같은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이 65세로 늦춰져 퇴직 이후 소득 공백기를 우려하는 교사·공무원 노동자들의 심정을 야비하게 이용하려 한다. “보수총액의 변동 없는 재정 중립적 정년 연장”(임금피크제)을 도입하겠다고 한다. 연금 받는 나이를 늦추고는 그에 맞춰 일을 더 하고 임금은 더 적게 받으라는 것이다. 아니면, 정년 후 임금을 최대 절반으로 깎아 재고용하는 안도 검토하는 듯하다. (다만 이런 조처를 시행하려면 관련 법률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 때문에 그 시기는 다소 늦춰질 수 있다.인사혁신처는 ‘공무원 및 교원의 인사정책 개선 방안 협의 기구’(이하 ‘인사기구’)에서 보수 체계만 논의하지, 보수 인상은 논의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따라서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는 삭감된 공무원연금을 벌충하는 효과를 내기 어렵다.

이렇듯 박근혜 정부는 복지비를 줄이려고 더 싼 임금에 더 오래 일 시키는 정책을 사용하면서, 청년 일자리 문제를 장년 탓으로 돌리는 세대 갈등을 부추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는 청년 실업 대책이 될 수 없다. 청년 실업을 해결하려면 교육 예산을 늘리고 정규 교사를 늘려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는 교원 명예퇴직을 확대해 신규 교사 임용을 늘리고 시간제 공무원을 채용하겠다고 한다(7월 27일 발표한 ‘청년 고용 절벽 해소 종합 대책’). 이는 고용 착시 효과를 내기 위한 얄팍한 수법이다. 시간제 공무원은 질 나쁜 비정규직일 뿐이다.

게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방교육재정을 대폭 삭감하려 한다. 교원 정원도 축소하려 한다. 박근혜 정부는 정규직 교사들의 저항을 의식해 기간제 교사를 대량 해고하는 식으로 교원 정원을 축소할 의사를 내비쳤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갈라치기’ 하려는 속셈이다. 전교조는 이를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

성과급과 교원평가 악화

지난 7월 1일에는 교육부가 ‘교원평가제도 개선 방안(시안)’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골자는 근무성적평정과 개인성과급평가를 교원업적평가로 연계·통합하고 교원능력개발평가(전문성평가)의 강제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성과급과 교원평가는 교사들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교육의 질도 떨어뜨릴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는 교직 사회에 노동시장 구조 개악을 적용하겠다는 신호탄이다. 정부의 임금체계 개악 방향은 호봉제 폐지와 직무·성과급제 도입이다. 그 목적은 노동자들 사이에 경쟁을 강화해 통제를 강화하고 전체 인건비를 억제하려는 것이다.

성과상여금 평가가 승진점수에도 반영되고 임금에도 반영되면 교사들의 경쟁과 관리자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제시된 평가 기준을 보면 주당 수업시수, 수업 공개 횟수, 수업 컨설팅 횟수, 상담 실적, 생활지도 곤란도, 학년 곤란도 등 교사들의 업무를 계량화해 관리·통제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이는 향후 교원의 성과연봉제와 구조조정으로 가는 발판이 될 것이다. 여기서 관건은 승진(인사)이나 성과급의 근거가 되는 능력과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교원평가다. 정부는 교원평가의 강제성을 강화하기 위해 훈령으로 제정하겠다고 한다.

성과급과 교원평가는 국가의 입맛대로 교사들을 길들이고 통제하는 것은 물론, 교육제도의 실패를 교사에게 떠넘기고, 교원 구조조정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공산이 크다.

교육과정 개악

박근혜 정부는 진작부터 교육과정에 대한 국가 통제를 강화화려 애썼다.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려 했고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또, 개정 교육과정에서 신설되는 통합사회, 통합과학도 국정화하겠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회교과에서는 ‘기업가의 생애 교육’을 포함하는 등 시장주의를 찬양하는 내용을 강화하려 한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산업(기업주) 수요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한다. 이를 위해 선 취업 후 진학, 일·학습 병행제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 도입, 문·이과 통합도 선진국과의 경쟁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기업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기업주들에게 유용한 노동력으로 길러내느냐에만 관심이 있는 것이다.

7월 21일 시행령이 발효된 인성교육진흥법은 예절, 효도, 정직, 책임 등을 핵심 가치로 삼는데, 이는 대놓고 지배계급에 순종적인 노동자의 태도를 가르치겠다는 시도다.

이렇듯 박근혜 정권은 법외노조 공격과 공무원연금 개악에 이어 노동시장 구조 개악, 교원평가와 성과급 악화, 교육과정 개악 등 교사들에게 새로운 공격을 가하려 한다. 그것도 8∼9월에 밀어붙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전교조 지도부는 노조의 법적 지위를 결정할 2심 판결 직후 조합원 연가 투쟁, 11월 14일 민중총궐기 투쟁 참여를 계획하는 듯하다. 그런데 그전에라도 노동시장 구조 개악-교원평가제도 개악 저지 투쟁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전교조 지도부는 8~9월 구체적인 투쟁 계획을 내놔야 한다. 민주노총도 박근혜의 “노동 개혁” 공세에 맞서 지금부터 실질적인 파업을 조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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