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의회의 시리아 공습안 통과:
노동당 우파의 압력을 받아 코빈이 후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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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영국 의회는 이전까지 이라크에 대해 수행하던 공습을 시리아로 확대하는 것을 통과시켰다. 노동당 의원 수십 명이 공습 확대를 지지하면서 그 길을 터줬다. 표결을 주도한 것은 보수당이지만 이 과정에서 제레미 코빈은 좌파 개혁주의의 약점도 보였다.
노동당 의원들이 각자의 ‘양심에 따라’ 표결하도록 허락함으로써 제레미 코빈은 시리아를 – 그리고 자기 자신을 – 무익하게 희생시키고 전쟁광들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고 닉 클라크가 쓴다.
12월 2일 시리아 공습에 대한 의회 표결에서 노동당은 자유 투표를 하기로 했다. 노동당은 시리아 공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지도 않았다. 이는 11월 30일 노동당 예비내각의 결정 사항이었다.
보수당 지도자인 영국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은 [공습] 찬성 표가 다수임을 확신할 수 있을 때까지 표결을 미뤄 왔다. 캐머런은 노동당 예비내각의 결정을 보고 나서야 표결 일자를 잡았다. 노동당이 공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고 소속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도록 강제했다면 캐머런이 표결을 회피했을 수도 있었다.
노동당 예비내각이 자유 투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당 대표 제레미 코빈이 먼저 일부 양보를 했고, 그 후 한층 더 심각한 패배를 겪은 덕분이었다.
당초 코빈은 자유 투표를 하되 공습 반대를 당의 공식 입장으로 삼고 싶어 했다. 이는 노동당의 분열을 막기 위한 절충안이었다.
그러나 예비내각 보건부장관 앤디 번햄을 비롯한 예비내각 성원들은 이조차도 내키지 않는 기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결국 코빈은 공습 반대를 당론으로 삼자는 요구를 철회했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 코빈은 공습 반대를 주장하는데 같은 당의 예비내각 외무부장관 힐러리 벤은 공습 지지를 주장하는 얄궂은 상황이 펼쳐졌다.
코빈은 지난 9월 노동당 대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이래 우파적인 노동당 의원들에게 계속 공격받아 왔다. 그가 이끄는 예비내각 성원 가운데서도 많은 이들이 코빈을 공격했다.
사임
예비내각 장관들은 코빈이 강제 투표 지침을 내리면 집단 사임하겠다거나 [지침을 거부할테니] 자신들을 해임해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코빈에 반기를 들었다.
결국 코빈은 노동당의 분열을 막고자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사실상 그 대가로 공습 추진을 내 주게 된 것이다.
11월 마지막 주말에 코빈은 당내 반대파에 맞서 몇몇 조처를 취하기 시작했다. 노동당 [기층] 당원 모임이 코빈에 힘을 실어 줬다. 당원 다수는 노동당 의원들보다 왼쪽에 있다. [당원] 여론조사에서도 75퍼센트 이상이 공습에 반대했다.
웨스트런던 지구 노동당 당원인 라지 길도 공습에 반대한 75퍼센트의 당원 중 한 명이다. 길은 이렇게 말했다. “노동당 당원들은 노동당이 또다시 시리아 공습을 놓고 투표해야 하는 상황으로 끌려 온 것을 깊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노동당 의원들이 당 대표[코빈]를 지지하지 않는다면 굉장한 반감을 낳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예비내각 성원들은 코빈의 타협을 기회 삼아 코빈에게 더한층 굴욕을 안겨 줬다. 그들이 코빈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당의 실권은 코빈에게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빈의 타협적 행보는 11월 28일 런던 중심가에서 벌어진 전쟁 반대 시위에 참석하지 않은 데서부터 시작됐다. 이날 시위에는 수천 명이 참가했다.
그리고 지난여름 이래로 수만 명이 코빈의 명확한 전쟁 반대 입장 때문에 노동당에 입당했다.
[하지만] 노동당의 분열을 막아야 한다는 압력 때문에, 코빈이 이런 지지기반에서 멀어지고 있고 전쟁광들은 기운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