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성과연봉제·저성과자 퇴출제 도입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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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대 행정 지침 발표 강행에 이어 1월 28일 공공기관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 지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과연봉제의 핵심 내용은 임금 체계 자체를 연공급 임금 체계에서 성과 평가에 따른 누적식 연봉제로 바꾸고, 공공기관 노동자 다수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금피크제로 시작돼 성과연봉제로 이어지는 임금체계 개편은 나이와 근속에 따라 임금이 꾸준히 상승하는 연공제 임금체계를 바꿔 임금 삭감 효과를 내려는 것이 목적이다. 또, 저성과자 퇴출제는 정부가 이미 발표한 일반 해고 완화 지침과 같은 내용일 것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금융 공기업에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를 우선 도입해 성과 중심의 인사·임금체계를 확산하려 한다. 지난해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관철해 임금체계 개편의 물꼬를 튼 후, 이를 민간부문으로 확대하려 했던 것처럼 말이다.
즉 정부는 대체로 정년이 보장된 공공부문 정규직 노동자들의 ‘철밥통’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며 ‘노동개혁’을 공공부문에서 ‘선도’하려 한다. 이와 같은 성과주의 강화 조처는 공공기관뿐 아니라 공무원, 교사 부문에서도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성과연봉제와 퇴출제 도입의 근거로 제시한다. 그러나 정부가 말하는 효율성과 생산성은 공공서비스를 더 확대하고 질을 향상시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미 정부는 악명 높은 공공기관 경영평가로 공공기관들이 수익성을 중시하고 비용 절감을 추구하도록 유도해 왔다.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는 노동자 개개인에게 이와 같은 압박을 더한층 가할 것이고, 그리 되면 공공부문의 공적 기능은 더 약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성과 평가에 따라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고 고용이 연동되도록 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와 고통을 가져다 줄 게 뻔하다.
예컨대 정부가 제시한 누적식 성과연봉제에 따르면 (좋은 성과를 받은) 소수를 제외한 다수 노동자의 임금은 정체하거나 삭감된다. 특히 누적식 제도는 노동자들 내 임금 격차를 점점 크게 벌리는데다 좀처럼 좁혀지기도 어려울 것이다.
게다가 성과 평가 강화는 노동자들을 경쟁에 내몰아 파편화와 분열을 키워 노동자들의 조직력을 약화시킬 공산이 크다.
따라서 공공서비스도 약화시키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도 대폭 악화시킬 성과연봉제, 저성과자 퇴출제에 반대해야 한다. 특히 정부가 공공부문에서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확산하려 하므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전체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