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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위기 국면에 들어선 세계경제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전 세계 정부는 막대한 돈을 풀고(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써서(특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경제가 1930년대 대불황 때처럼 급격히 추락하는 것을 막아 왔다.

그러나 2016년 들어 돈 풀기와 경기부양책이 한계에 부딪힌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세계경제가 요동치고 있다. 이제 세계경제 위기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서기 시작한 듯하다.

중국 정부가 환율 방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경제 경착륙 위험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래픽 조승진

올해 세계경제의 불안정성은 중국의 주가 급락에서 시작된 전 세계 주가 급락으로 드러났다. 1월 15일까지 전 세계 증시에서 7조 달러가 사라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국의 2014년 국내총생산(GDP)의 다섯 곱절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영리한 금융투기꾼 조지 소로스는 “금융 시장을 보면 2008년에 겪은 일들을 상기시키는 심각한 도전이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증시는 2014년 말과 2015년 초에 급등했다. 중국 정부는 계속 커지는 부동산 거품을 진정시키는 한편, 중국 기업들이 부채를 갚고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증시를 지목하면서 폭등을 부추겼다.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 기조를 보이자, 당시 중국 증시는 상하이종합지수 기준으로 3천 선에서 5천 선까지 폭등했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이후 중국 주식시장이 세 차례 폭락하고,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정부가 급작스럽게 위안화 평가절하까지 단행하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지난해와 올해에 나타난 중국 주가 급락은 중국 정부가 딜레마에 빠져 경제 통제력이 다소 약해졌음을 보여 준다.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추고 위안화 공급을 늘려 위안화 가치를 적당히 끌어내리고 싶어 한다. 그러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의 경기 둔화와 위안화 평가 절하에 베팅하면서 중국 주식을 내던지고 위안화를 달러·유로·엔화 등으로 바꾸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중국 증시와 외환시장이 요동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투입해야 했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7천억 달러(4조 달러에서 3조 3천억 달러로)나 줄었다. 특히 지난달 감소액은 1천80억 달러로 역대 최대였다.

중국 외환보유액의 급격한 감소는 중국 정부의 통제력에 대한 의구심을 더욱 키웠고, 이 때문에 중국 경제가 ‘경착륙’(추락)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과잉 설비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기대어, 막대한 부채와 과잉투자로 성장률을 유지해 온 것에 따른 문제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조사를 보면, 중국의 정부·기업·가계 부채는 2014년 중순 기준 28조 달러(약 3경 3천796조 원)로,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2백82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조사에서도 중국의 비금융기업부채는 2010년 1백24퍼센트에서 2014년 1백57퍼센트로 급상승했다.

그런데 중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분명해지고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투자자들은 중국의 부동산·기업 부채 거품이 폭발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상하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국에서도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되면 실질금리를 높여 채무를 서둘러 갚으려는 채무자들이 늘게 되고, 이는 자산가격 급락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채무 부담이 더욱 늘어난다.

중국 정부는 과도한 부채 문제를 해결하려고 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상장기업 2천7백여 곳 가운데 3년 연속 순이익이 마이너스인 ‘좀비기업’은 전체의 10퍼센트나 된다. 예를 들어, 중국의 철강 기업 중 90퍼센트가 적자 상태고, 석탄 기업 2곳 중 1곳은 임금조차 주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그러나 철강·석탄·시멘트·조선 등 과잉 설비가 특히 심각한 산업만 구조조정하더라도 중국 금융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산업 구조조정을 강화하면 부도 기업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하면서 산업 구조조정을 하고,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면서 급격한 자본 유출을 막아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 중국 정부는 계속 위태로운 줄타기를 해야 할 것이고, 이는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낳을 수 있다.

환율 전쟁과 디플레이션

한편, 미국은 2016년에 금리를 인상하는 데 반해, 유로존·일본·중국은 수출 증대와 디플레이션 방지를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통화를 발행한다. 그러면서, 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 불일치와 ‘환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유로존·일본 같은 주요 국가들이 함께 돈 풀기에 나서 금융 위기를 진정시켰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런 통화정책의 불일치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더욱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예를 들어, 위안화 가치 절하는 유로화·엔화 가치를 끌어올리면서, 유로존·일본이 수출을 늘리고 물가를 끌어올리기 힘들게 만들고 있다.

다른 한편, 전 세계적인 성장률 둔화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올해에도 석유를 비롯한 원자재의 가격 하락 압력은 계속되면서 전 세계에 디플레이션 압력을 가할 것이다. 유가의 경우, 석유 수요가 둔화하는데도 중동 산유국들과 미국 셰일석유 업체들 간의 경쟁이 심해져 2016년에는 더욱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석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은 원자재 수출국의 외환 위기 가능성을 높이고 이는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다.

당분간 세계경제는 경기부양과 구조조정, 돈 풀기와 금리 인상이 교차하며 불안정성이 커질 듯하다. 이에 따라 국가들 사이에, 그리고 각국의 지배자들 내에서 갈등과 경쟁도 더욱 격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전 세계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에게 경제 위기의 대가를 떠넘기는 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

경제 위기의 고통을 전가하려는 지배자들에 맞서 싸워야만 노동자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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