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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여성 국회의원이 말한다:
성범죄 사건을 빌미로 난민 전체를 매도하려는 것에 반대한다

유럽 난민 위기가 계속되면서, 지배자들의 인종차별적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독일 급진좌파 정당 디링케 소속 여성 국회의원인 크리스티네 부흐홀츠가 쾰른 성범죄 사건 이후 독일의 상황에 대해 전한다.

새해 첫날 독일 쾰른에서 끔찍한 성범죄 사건들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독일 전체가 충격에 빠졌다. 우리는 가해자들에 대해 아직 자세히 알지 못하지만, 체포되거나 신원이 확인된 이들 중 많은 수가 모로코나 알제리 출신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비록 그 중 몇몇은 독일에서 오랫동안 살아왔지만 말이다.

우선 여성에게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어떤 이유로든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이주민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데 악용되는 것을 고려하면, 좌파와 젊은 페미니스트들이 ‘모든 종류의 여성 차별과 더불어 모든 인종차별에도 반대한다’고 재빨리 대응한 것은 매우 적절했다.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이번 사건을 악용하려는 것을 절대 두고 봐선 안 된다. 독일에서는 지난해 내내 무슬림과 난민 시설에 대한 공격이 늘었다. 지난 한 해 동안 난민 시설은 무려 8백 차례나 공격 당했다. 독일 무슬림협의회는 욕설 전화와 혐오 메일을 너무 많이 받은 나머지,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없어서 전화기 전원을 아예 꺼둬야 했다. 무슬림 단체들에 따르면 1월 한 달 동안 이슬람 사원 모스크가 80차례 공격을 받았다고 한다. 이전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다.

신생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외국인 범죄자들을 자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보수당과 심지어 사민당 일부도 이를 지지하고 있다.

아주 옳게도 좌파 대부분은 이를 용납할 수 없다고 대응했다. 우리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이번 사건을 악용하게 놔둘 수 없다. 그러나 디링케의 원내 지도자인 사라 바겐크네히트와 디트마 바트쉬는 우파의 책략에 걸려들었다. 우익을 반박한다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친 것이다. “손님으로서의 신분을 악용하는 사람은 더는 손님으로 대접받지 못할 것”이라거나 “난민을 1백만 명이나 더 받아들일 여유가 없다”거나 “한 사회에서 조화를 이루며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의 수에는 한계가 있다” 등.

그들은 우파처럼 말해서 우파의 허를 찌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치명적인 착각이다. 그들의 발언은 당 지도부를 비롯해 많은 당원들에게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디링케 당원 대다수는 우리 편이 더 공세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파의 대응은 성범죄가 벌어지는 현실을 개선하지도 못하고, 사회 화합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몇몇 개인의 행위로 이주민 등을 통째로 처벌하려는 ‘연좌제’이자, 인종차별적 희생양 삼기라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독일에서는 3월 초부터 곳곳에서 지역 선거가 시작된다. 그리고 AfD의 지지율은 치솟고 있다. AfD는 이슬람 혐오 운동 페기다['서구의 이슬람화를 반대하는 유럽 애국자들'의 준말]를 대변하는 정당이다. 이제 좌파의 중요한 과제는 AfD와 인종차별에 맞서서 광범하게 운동을 조직하는 것이다.

우리는 AfD의 정체를 폭로해야 한다. AfD는 별 영향력 없는 우익 포퓰리스트 조직이 결코 아니다. 이 당은 여러 우익 조류들이 결집하는 용광로이고, 파시스트도 여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다.

우리는 또한 기층에서 동맹을 건설해 인종차별적 흐름에 맞서야 한다.

적어도 지금, 독일에서는 모든 것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인종차별에 단호히 반대하며, 난민을 지지하고, 우파에 대항해 단결할 사람들도 분명히 있다. AfD가 모임을 열 때마다 그에 대응하는 항의 시위가 (작을지언정) 어김없이 열린다.

지난해 여름과 겨울, 독일 사회에서는 난민에 대한 매우 바람직하고 개방적인 논의가 오갔다. 수많은 사람들이 난민을 환영하는 일에 함께 나섰다. 그런데 이제는 토론 지형이 바뀌었다. 예를 들어, 독일 서부의 본하임에서는 한 수영장이 남성 난민들의 출입을 금지하기도 했다. 비록 항의 시위 때문에 결정을 번복했지만 말이다.

속에서 곪아가고 있던 모든 종류의 인종차별적 관념이 이제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보수당은 부르카 금지법을 도입하려 하는데, 전에는 이것이 한번도 쟁점이 된 적이 없었다. 보수당과 심지어 사회민주당 지도자 지그마어 가브리엘까지도 메르켈에게 우파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또, 무슬림, 아랍인, 북아프리카인의 ‘특징’을 운운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사람들을 국외로 추방하려는 논의에 반대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이민자들은 독일에서 태어난 사람과 똑같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민자가 여성에게 범죄를 저지른다면 그는 독일인과 똑같은 사법적 절차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몇몇 개인의 일탈로 아랍인, 북아프리카인, 무슬림 전체를 매도해선 안 된다.

오스트리아에서 국경을 폐쇄하고 군대를 보내 국경을 감시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메르켈은 유럽 간의 경계를 열어 두면서도 유럽과 다른 지역 사이의 경계는 강화하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또한 터키와 거래를 하려 한다. 메르켈은 EU가 터키에게 30억 유로[4조 원]를 지급하는 대신 터키가 난민들을 차단하도록 하는 안을 EU 안에서 강하게 추진해 왔다.

인종차별적 주장을 반박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좌파는 긴축과 저임금에 반대하는 모든 사회적 투쟁도 지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최근에 TTIP(미국과 EU가 강행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무역 협정)에 맞선 거대한 시위에 사람들을 동원했다.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잠재력은 있지만, 지금 당장은 광범한 사회 운동이 없다. 현 상황에는 많은 모순이 있다. 좌파의 과제는 사람들을 인종차별에 반대하도록 설득하고, 인종차별 반대 운동으로 조직하고, 그때그때 벌어지는 노동자 투쟁, 학생 운동, 사회 운동에 연루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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