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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청년배당:
쥐꼬리만한 복지 확대에도 몸서리치는 우파들

지난 1월 20일 성남시가 ‘청년배당’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3년 이상 성남에서 거주한 만 24세 청년들에게 분기당 12만 5천 원어치의 ‘성남사랑 상품권’을 지급한다.

지난해 여름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 계획을 발표하자 박근혜 정부는 펄펄 뛰며 반대했다. 청년배당을 지급하면 지방재정교부금을 삭감하겠다고 협박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런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계획을 실행했다. 그러자 주류 언론은 청년들이 ‘상품권깡’(가격을 할인해 현금으로 교환하기)을 한다며 흠집내기 보도를 했고, 새누리당 대표 김무성은 “악마의 속삭임이자 달콤한 독약”(김무성)이라며 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명 시장은 청년배당 외에도 무상 교복 지급,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성남시의료원 설립 등 우파 정부의 시장 지향적 복지 삭감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진보 염원 대중의 인기를 얻어 왔다. 좌파라면 마땅히 이런 상황에서 우파들의 공격에 맞서 성남시의 청년배당을 지지해야 할 것이다.

△많은 청년들이 저임금 알바와 높은 학비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미진

다만, 1만여 명에게 1년에 고작 1백만 원을 주는 것을 두고 “기본소득과 닿아 있다”(노동당), “청년 기본소득의 출발”(녹색당)이라며 큰 기대를 갖는 것은 과하다. ‘모두에게’도 아니고 액수도 지나치게 적어 기본소득의 취지와는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소득을 따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상급식처럼 ‘보편적 복지’의 일부로 여길 수는 있다. 그렇지만 그조차 양적인 차이가 크다. 성남시는 재정자립도가 높고 그 한계 내에서 지급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아직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것도 아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삭감에 대비하기 위해서라지만 청년배당 액수를 절반으로 줄인 것(애초 1년에 1백만 원에서 50만 원으로)도 미래를 낙관하기만은 어렵게 한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부 하에서 거듭 타협과 후퇴로 일관해 온 새정치민주연합과 더민주당의 전력을 고려하면 기대를 부추기기보다는 경계를 하며 더 많은 복지를 제공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무장해제돼 있다가는 부르주아 포퓰리스트들이 후퇴할 때 개혁 운동도 사기저하에 빠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