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공동행동 기자회견:
“민주적 권리 축소하고 이주민 차별·통제 강화하는 테러방지법과 출입국관리법 개악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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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 국회 앞에서 ‘이주노동자 차별철폐와 인권 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주공동행동)이 테러방지법 제정과 출입국관리법 개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노동위원회, 한국이주인권센터, 이주노조, 노동자연대, 사회진보연대, 전국학생행진 등에서 참가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본회의에 직권상정 돼 있는 테러방지법과, 2월 14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를 통과한 출입국관리법 개악안이 둘 다 이주민에 대한 차별과 통제를 강화함으로써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내국인과 이주민 모두의 민주적 권리를 축소시킨다고 규탄했다.
테러방지법이 제정되면 이주민과 난민들은 단지 의심만으로 국가기관의 사찰과 체포를 당하는 등 더한층 괴롭힘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1월 파리 참사 직후 한국 정부는 그런 짓을 자행한 바 있다. 당시 정부는 테러 관련 혐의가 있다며 인도네시아 미등록 이주노동자 4명을 체포했다. 마치 국내 무슬림 이주노동자와 난민들 사이에 테러리스트가 숨어 있기라도 한 양 분위기를 조성했고 당시 언론들은 이를 과장 섞어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정부는 아직도 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이주인권센터 박정형 상담팀장은 이렇게 폭로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시리아 난민 신청자들의 집을 일일이 방문하여 조사했으나 아무 특이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체포된 인도네시아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중 3명은 구체적인 테러 혐의를 발견할 수 없어서 결국 [테러가 아닌] 출입국관리법위반으로 추방했다. 테러방지법은 테러조작법이고 주민 감시 법이고 인권 침해 법이다.”
테러방지법뿐 아니라 출입국관리법 개악안도 이주민 억압을 한층 강화할 것이다. 허위 서류 제출, 외국인등록증 타인 제공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서 이를 빌미로 심지어 강제 추방까지 할 수 있게 했다. 또 정부가 판단했을 때 문제가 되는 외국인은 아예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나 배를 타지 못하게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주민들을 잠재적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로 보며 규제를 강화한 것이다.
민변 노동위원회 조영관 변호사는 다음과 같이 말하며 강제 추방 사유를 넓히려는 것에 반대했다. “지금도 사업주의 부당한 횡포에 어쩔 수 없이 체류 자격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고 국내에서 체류 자격을 갖지 못한 이주노동자들도 수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임금 체불, 폭행, 모욕적이거나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강제 추방 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
또한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행정 편의를 명분으로 내국인과 외국인의 광범한 개인 정보를 당사자의 동의도 없이 관계기관에 요구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대해서도 기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이처럼 민주적 권리를 축소시키고 이주민에게 차별과 통제를 강화하는 테러방지법 제정과 출입국관리법 개악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