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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평가에 따른 임금삭감, 경쟁 강화, 해고까지:
성과급제·퇴출제 추진 즉각 중단하라

공무원노조는 개악된 수당 지침에 따라 성과급이 지급될 시점인 2월 27일 ‘공무원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한다. 공무원노조 지도부는 이번 2.27 대회를 통해 “성과급제 폐지 및 퇴출제 저지를 위한 초기 현장실천을 조직”하고 “전국적이고 집중적인 투쟁”을 하겠다고 했다.

조합원들은 공무원연금 개악 이후 곧바로 성과급 확대·강화와 퇴출제를 추진하는 정부에 분노하고 있다. 게다가 공무원연금 개악의 대가로 신설한 인사정책 개선기구는 반년도 지나지 않아 ‘사기극’이었음이 드러났다. 정부는 심지어 이 기구에서 노동조건 ‘개선’이 아닌 개악안을 내놓고 논의하려 했다.

정부는 성과급 확대·강화를 통해 공무원 임금체계를 연공급 중심에서 직무·성과 중심으로 바꾸려 한다. ‘성과미흡자’ 직위해제로 퇴출제 도입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인사혁신처는 “지난 1년 간 4개 법률을 6회, 16개 대통령령을 23회 개정하여 공직사회를 혁신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공무원 수당, 보수 규정 개정과 퇴출제 도입을 위한 성과평가규정 개정 등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였다.

정부는 이를 “반듯하고 일 잘하는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공무원 노동자의 임금 삭감, 성과평가 강화를 통한 통제 강화를 관철하려는 것이다. 공무원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도 박근혜 노동’개혁’의 일부인 것이다.

2월 27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성과급제 폐지, 퇴출제 저지 공무원 총력투쟁 결의대회’ ⓒ이미진

성과급 확대·강화가 해악적인 이유

첫째, 성과급 확대·강화는 임금 삭감이다. 정부는 연공급제로 미래의 고임금을 약속하고 싼 값에 부려먹다가 이제 나이를 먹고 상대적으로 나은 임금을 받아야 할 때 성과급제로 바꾸겠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교사들의 임금체계를 호봉제에서 성과급제로 변경한 후 5년 만에 엄청난 임금 삭감이 있었다.

게다가 정부는 성과급 중심의 개편과 함께 수당 삭감도 추진하고 있다. 5급 이상 공무원은 초과근무수당을 없앴다. 6급 이하 공무원은 초과근무수당·연가보상비 삭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둘째, 성과에 따른 임금체계가 관철되면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도 손쉬워진다. 이미 지난해 말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단에서 퇴출 대상에 오른 두 명이 사표를 냈다.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부터 시작해 차츰 확대하려는 듯하다.

셋째, 성과 경쟁은 전반적 노동 강도 강화로 이어진다. SS등급 신설과 최하위 등급 의무화가 시행되면 7급 공무원을 기준으로 성과급 격차는 월 19만 원에서 68만 원으로 3배 이상 확대되고 같은 호봉인 공무원의 월 보수 격차가 최고 1백만 원 가까이 된다. 임금을 더 받기 위한 경쟁이 생기면 결국 노동강도 강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동료간 임금 경쟁은 사용자에 맞선 노동자들의 단결을 해치기 쉽다.

넷째, 공공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업무를 개인별 ‘성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성과평가는 결국 평가 권한을 가진 상급자에 대한 줄서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많은 공무원들이 “권력형 줄서기 강화와 상급자의 권력 전횡”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는 기대할 수 없다. 가령, 동주민센터 청소 업무와 재개발 업무를 어떤 기준으로 비교할 수 있겠는가! 같은 주민등록 민원업무라 해도 ‘어느 동이냐’에 따라 민원건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성과주의는 공공서비스에도 나쁜 영향을 준다. 공공서비스의 수익성 중시를 강요해 공공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부의 성과급 확대·강화에 맞선 공무원노조의 투쟁은 공무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악화를 막고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다.

박천석(공무원노조 조합원)이 ‘사수넷’에 기고한 글을 재수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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