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논리로 설명하는:
제국주의란 무엇인가
〈노동자 연대〉 구독
미국의 사드 배치 시도를 놓고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많지만, 많은 경우 지배자들에게 더 뛰어난 외교적 기교를 촉구하거나 평화주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 이상을 넘지 못한다.
그런데 현재 동아시아 위기에는 지구 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들이 관여하고 있는 만큼 그에 준하는 가장 강력한 저항, 즉 혁명적 노동자 운동으로 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위기의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와 연결시키는 정치적 분석이 필요하다. 고전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발전시킨 제국주의 비판은 그 수단을 제공한다.

하지만 좌파들 사이에는 제국주의를 지나치게 단순하게 이해하는 경향이 만연해 있다. 강대국이 이런저런 이유로 약소국에게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이 제국주의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제국주의는 주되게 강대국과 제3세계 약소국의 관계에 관한 것이 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들은 제국주의를 분석할 때 강대국 간 경쟁을 더 핵심적으로 여긴다. 이런 마르크스주의적 분석은 자본주의의 제국주의가 전
이런 차이는 자본주의에서 세계적 교류가 활발해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경향이 자본주의에서 자라났다는 점이 더 핵심적이다. 하나는 국가와 민간 자본이 갈수록 긴밀하게 통합되는 것, 곧 국가자본주의로 나아가는 경향이다. 다른 하나는 기업들이 국경을 넘어 활동
서로 모순되는 듯 보이는 두 경향은 모두 자본 축적의 결과다. 개별 자본은 이윤을 축적해 규모를 키울 뿐 아니라, 경쟁에서 밀려난 다른 자본이 가졌던 시장과 생산 설비를 흡수한다. 이 때문에 개별 자본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는 동시에 그 개수는 줄어든다
그러나 자본의 축적과 성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기업은 시장과 핵심 원료
그러면 이런 국제적 경쟁이 왜 시장을 통한 경제적 경쟁에 머무르지 않고 국가 간 지정학적 경쟁으로 발전하는가? 이를 알려면 자본과 국가의 관계를 살펴야 한다.
자본주의 국가와 제국주의
자본주의는 지역과 나라 별로 불균등하게 발전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자본주의 국가의 운영자들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려고 자국에서의 투자를 활성화하려 한다. 국가 운영 자금의 원천이 있어야 피지배계급의 저항을 잠재울 수 있고, 다른 국가와의 경쟁에서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처럼 자본주의에서 자본과 국가는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게 된다.
앞에서 자본주의에서는 기업 간 경쟁이 국제적 수준에서 치열하게 벌어진다고 설명했는데, 기업은 해외로 진출하고 해외에서 자신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자국 국가에 의존한다. 한편, 국가 운영자들도 자국의 경제력
그래서 자본주의에서 기업들의 경제적 경쟁과 국가 운영자들의 지정학적 경쟁이 맞물리게 되고 그 결과가 제국주의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마르크스주의 관점으로 볼 때 제국주의는 자본주의 경쟁 논리에서 비롯한다. 그래서 레닌은 제국주의를
시기마다 모습이 바뀌어 온 제국주의
제국주의를 구성하는 경제적
첫째 시기는 1870년대부터 1945년까지다
당시 영국은 방대한 제국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고 있었는데, 후발 주자인 미국
둘째는 1945~91년에 이르는 냉전 시기의
이 시기는 핵전쟁으로 인한 공멸의 공포가 지배적인 시기였고, 국가 간 경쟁은 미국과 소련이라는 초강대국 사이의 대결로 욱여넣어졌다. 이런 지정학적 대결 구도 때문에 경제적 경쟁이 여타의 지정학적 충돌로 비화하지 않을 수 있었다.
이처럼 이 시기에는 경제적 경쟁은 여전히 다극적이지만 지정학적 경쟁은 양극적이라는 것이
셋째 시기는 1991년 이래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시기다. 소련의 몰락으로 냉전이 끝나자, 미국은 군사적으로 유일 초강대국이 됐다. 그러나 미국은 냉전을 거치면서 과거에 누렸던 압도적 경제력을 잃은 반면, 독일
냉전 시기 경제적 경쟁이 지정학적 경쟁과 부분적으로나마 분리될 수 있었던 조건은 사라지고 두 경쟁 모두 격화할 여지가 커진 것이다. 그래서 냉전 직후 자유주의자들이
2000년대 이후의 제국주의
미국은 자신의 강점
그러나 이라크에 안정적인 친미 정부를 세워서 중동 전역에서 영향력을 키운다는 구상은 완전히 실패했다. 오히려 이란의 영향력 확대, 아랍 혁명, 최근 러시아의 시리아 개입 등으로 미국은 중동에서 더 많은 군사적
한편 미국이 이처럼 중동에서 허우적대는 사이에 중국은 경제적으로 빠르게 성장했을 뿐 아니라 이를 발판으로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도 넓히려 한다. 중국 역시 자본주의 국가이고 그래서 체제 논리의 산물인 지정학적
미국이 힘이 부치게 되자 이라크 석유 사업의 상당 부분을 중국이 따낸 것이나, 2007~08년 미국발 경제 위기를 계기로 중국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것은 상징적 사건들이다.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해상 요충지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 기지를 짓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오늘날 미국 지배자들은 중국을 가장 위협적인 잠재적 경쟁자로 본다. 그래서 중동 상황이 전혀 안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데도 오바마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이처럼 미국이 패권을 지키려고 중국과 지정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