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저지 투쟁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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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박근혜는 4월 22일에 열린 ‘2016년 국가재정 전략회의’에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을 재차 주문했고, 6월 중순경 직접 공공기관장들을 소집해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도입 실적을 점검하겠다고 한다. 이는 정부가 총선 참패로 ‘공공 개혁’ 추진 동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해 단도리에 나선 것이기도 하다.
단도리
이렇게 정부가 고삐를 죄면서 몇몇 공공기관들에서는 노조 지도부가 성과연봉제 도입을 수용하거나 사측이 불법으로 취업 규칙을 변경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최근 한국전력노조 지도부는 사측이 요구한 성과연봉제 찬반 투표를 시행해 57퍼센트의 찬성이 나왔다. 한전노조 지도부가 사측이 직원들을 압박해 성과연봉제 찬성을 유도할 것이 뻔한데도 이를 수용한 것은 비난 받아 마땅하다. 중부발전 사측의 경우 성과연봉제에 대한 직원 과반수 동의를 얻는데 실패하고도 취업규칙 개악을 강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는 성과연봉제와 퇴출제를 모두 꺼내 들고 공격을 밀어붙이다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도 한 듯하다. 그래서 성과연봉제가 퇴출제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일부의 오해”일 뿐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저성과자’ 퇴출제는 상대평가가 아닌 “공정하고 객관적 평가”를 통한 절대평가 방식을 적용하도록 권고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저성과자’ 해고 지침까지 발표해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 말을 순진하게 믿을 노동자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무엇보다 성과연봉제 자체에 대한 노동자들의 반발이 상당히 크다. 3~4월 내내 공공기관 노조들의 대규모 집회가 여러 차례 열렸고 세종시 정부 청사 앞 항의 농성도 계속되고 있다.
그동안 역대 정부들도 공공기관에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려 했지만 비조합원인 간부들에게 적용하는 것 이상으로 확대하지 못했다. 노동자들의 반감과 저항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철도, 가스,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공단, 서울대병원, 지하철 등 공공운수노조 소속 공공기관 노조들 90퍼센트가 교섭권과 체결권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에 위임하고 성과연봉제 거부 조합원 서명을 대대적으로 받고 있다.
이 작업장들의 투쟁이 올해 성과연봉제 저지 투쟁의 핵심이 될 텐데 4월 30일 철도가 대규모 전국 상경 집회를 열어 투쟁의 포문을 열 계획이다. 철도를 비롯한 주요 사업장 노조들은 상반기에 쟁의권을 확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박근혜의 선거 참패는 노동자들을 고무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 노동자들은 정부의 곤란한 처지와 위기를 이용해 싸울 기회라고 느낄 법하다.
활동가들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현장 노동자들의 저항을 건설해 가며 5~6월 개별 작업장에서 벌어질 공세에 맞서야 한다. 특히 6월에 예정된 시기집중 투쟁에 힘을 쏟아야 한다. 박근혜가 꽤나 큰 상처를 입었다 해도 결코 호락호락 물러서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5~6월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굳건하게 건설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공공부문 노조들은 곧 개원할 20대 여소야대 국회와 곧 다가오는 대선도 정부를 압박할 기회라고 보는데, 이를 잘 이용하기 위해서도 투쟁이 뒷받침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