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차 조선로동당대회:
36년 만의 당대회는 북한 체제의 진정한 성격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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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북한 조선로동당 제7차대회가 열린다. 1980년 제6차대회 이후 무려 36년 만이다. 역대 당대회에서 북한의 새로운 정책 노선이 드러나거나 권력 세습이 공식화하는 등 당시의 중대한 쟁점들이 다뤄졌기 때문에, 이번 당대회에도 이목이 쏠린다.
조선로동당 당규약을 보면,
게다가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에 열 수 있다는 당대표자회도 2010년 소집되기까지 44년 동안 열린 적이 없었다. 2010년 당대표자회도 3대 세습을 위한 구색 맞추기용이었을 뿐이다.
이번 당대회도 사전에 결정된 정책을 사후 승인하는 거수기 노릇만을 할 것이다. 조선로동당 규약은 당이

36년 동안 열리지 않은 당대회를
그러나 진정한 사회주의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와 비교도 안 되는 진정으로 민주적인 체제다. 마르크스가 정의했듯이 사회주의는 어떤 당 관료도 대신해 줄 수 없는
러시아 마르크스주의자 레닌은
따라서 36년 만의 당대회는 북한이 진정한 사회주의와 무관한 사회임을 보여 주는 여러 증거 중의 하나다.
북한의 비민주성은 자본주의적 착취에서 비롯
세습 독재와 비민주성이 두드러진 북한의 정치는 비자본주의적 특징이 아니라 자본주의적 착취와 관계가 있다. 1945년 해방 이후 북한에서 권력을 장악한 당관료는 여느 후발 자본주의 국가들이 그랬듯이 강력한 국가 주도 경제 발전 노선
북한 관료는 더 오래, 더 열심히 일하도록 노동자들을 내리눌렀다. 착취율을 높게 유지하려면 그만큼의 억압이 필요했다. 또한, 정책을 둘러싼 당 관료 내 이견도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1950~60년대 북한 경제는 크게 성장했고, 한때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 가는 공업국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1960년대 말부터 북한 경제는 국경 안의 제한된 자원과 기술 수준에 의존하는 폐쇄적인 관료적 국가자본주의의 한계를 드러냈고, 1980년대에는 정체에 빠져들었다. 결국 1991년 소련 몰락 이후 북한은 끔찍한 경제 파탄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대북 압박이 경제의 숨통을 조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대량 탈북은 북한 체제의 위기를 고스란히 보여 줬다.
2011년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은 지난 20년 동안 매우 허약해진 나라를 급작스레 물려받았다. 3대 세습으로 통치의 정당성이 한층 약해진 상황에서, 김정은은 경제 위기와 북
김정은 체제의 딜레마
김정은은 집권 후
북한 당국은 병진노선의 필요성을 이렇게 설명한다.
북한 관료들은 북
그러나 북한 관료의 바람은 중국의 부상을 경계하는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때문에 이뤄질 수 없다. 미국은 북한을 악마로 묘사하고, 북한의
그래서 김정은도 아버지 김정일처럼 핵과 미사일 전력 강화에 매달렸다. 핵
그러나 그럴수록 북한의 딜레마는 더 깊어질 뿐이다. 북한 같은 빈국이 미국 같은 초강대국에 맞서 자체의 군사력을 증대해 자위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국내 가용 자원의 막대한 부분을 경제 재건에 필요한 부문이 아니라 군사 부문에 쏟아야 하고, 북한 노동계급은 착취와 빈곤 증대 등 엄청난 희생을 강요받는다.
핵무력 강화를 바탕으로 인민 생활을 향상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정작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 당국은 과거 천리마 운동을 본뜬
북한이 핵무기를 더 강화한들 이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제재와 압박만 더 거세지고 평범한 북한 주민의 삶은 더 악화된다. 따라서 이런 조건 하에서는 핵무력과 경제는 동시에 잡을 수 없는 두 마리 토끼에 불과하다.
물론 지금 북한 경제는 1990년대에 견줘 호전된 상태다. 중국 경제의 성장에 따른 덕을 어느 정도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북한이 중국에 석탄
그러나 대중 무역 증대는 북한에게 또 다른 문제를 안겨 주고 있다. 북한 경제가 중국을 매개로 세계경제의 리듬에 더욱더 종속된 것이다. 중국발 위기는 북한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의 통계를 보면, 지난해 북중 무역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은 무역의 다각화, 해외 인력 송출 확대, 해외 투자 유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전망은 밝지 않다.
요컨대, 이번 조선로동당 당대회는 김정은 집권 후 안팎에서 괴롭히는 여러 문제들을 떠안은 채 열리게 됐다. 그리고 그는 진정한 돌파구를 제시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체제가 버티는 것을 원하는 건 노동계급의 참된 정서가 아니다. 북한의 평범한 인민들이 그동안의 고난에서 벗어나 진정 평화롭고 풍요한 삶을 누리려면 북한과는 전혀 다른, 진정한 사회주의적 대안이 필요하다. 오늘날 중국에서 갈수록 커져 가는 노동자 저항을 보면 그 전망이 아주 먼 미래의 일만은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