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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임단협:
임금과 고용 지키기 투쟁의 시동을 걸다

삼성전자서비스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4월 30일 서울 삼성 본관 앞에 모여 1박2일 노숙농성을 한다. 2016년 임단협 승리를 위해서다.

노동자들은 2014년 41일간의 전면 파업과 삼성 본관 앞 농성 끝에 첫 임단협을 체결해 노동조합을 실질적으로 인정받고, 기본급 보장·각종 수당과 실비 지급·폐업 센터 고용 승계 등의 값진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그럼에도 약속한 협약을 지키지 않거나, 모호하게 처리된 협약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임금을 떼먹는 악질 센터 사장들과의 투쟁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조합원에 대한 표적감사·징계, 조합원에게 일감 적게 주기, 폐업 등의 공격도 있었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저성과자 퇴출제를 도입하려 한다.

노동자들은 올해 투쟁으로 퇴출제 도입을 저지하고 처우 개선에서도 진전을 이뤄 2014년에 다 따내지 못했던 것들을 쟁취하기를 바라고 있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충분하고 투명한 임금과 고용 안정이다.

2014년 삼성 본관 앞 농성 ⓒ이윤선
4월 28일 삼성 본관 앞에 모인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 ⓒ사진 출처 삼성전자서비스지회

건당수수료에 기반한 임금체계 때문에 노동자들은 비수기에는 저임금에, 성수기에는 장시간 노동에 고통 받고 있다. 2014년 투쟁으로 기본급이 생겼고 지난해 다소 인상됐지만 여전히 기본급 비중이 낮고, 안정적인 생계를 꾸리기에는 턱없이 적다.

임금이 불투명한 것도 문제다. 복잡한 임금체계를 이용해 각종 수당이나 성과급을 제대로 주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고용 불안도 심각하다. 삼성전자가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통해 고용한 탓에 노동자들은 재계약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올해도 분당센터를 비롯해 여러 센터에서 사장이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쟁점이 됐다.

게다가 삼성은 박근혜 정부가 만든 ‘저성과자’ 일반해고 지침을 이용해 퇴출제를 도입하려고 한다. 이미 지난해부터 일부 센터들에서 취업규칙에 해고·징계 조항을 확대하고, 수리 건수가 적다며 ‘경고장’을 발부하기 시작했다. 올해 초에는 영등포센터 등에서 업무 실적에 따라 노동자들의 등급을 매기고, ‘저성과자’ 규정을 만드는 등 퇴출제 도입 의사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간에도 삼성전자서비스는 “핵심성과지표”에 따라 노동자들을 평가하고, 이를 임금에 반영해 왔다. 때문에 노동자들은 어떻게든 수리 시간을 단축하고, 부당한 고객 지시에도 항의하지 못하는 등 엄청난 압박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이제는 업무 평가에 퇴출제까지 연동해 노동자들에 대한 통제·압박을 더한층 강화하려 한다.

이는 삼성전자서비스의 영업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억 원에 그칠 정도로 실적이 저조했다. 새로 온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사장이 실적 개선을 강조하고 있고, 이것은 고스란히 노동자들에 대한 고통 전가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삼성전자서비스의 부진 때문에 고통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 수리 건수는 삼성전자의 제품 판매량, 내수성 등에 달려있는 문제다.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고용 불안으로 고통 받는 동안 삼성전자는 막대한 부를 쌓아 왔고, 삼성전자 임원들의 연봉은 재계 1위다.

노동자들은 요구를 쟁취할 힘이 있다. 올해도 분당 등 폐업센터에서 고용과 단협을 모두 승계했고, 괜한 트집을 잡아 현 분회장과 전 분회장에게 해고를 통지한 영등포센터도 조합원들의 기세 때문에 징계 재심 결과를 한 달이 지나도록 발표조차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등포센터는 저성과자 퇴출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려고 노동자들의 성과 등급을 매겼지만 저성과자 그룹에 대한 프로그램 이수 같은 제재 조치는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부터 노동자들이 끈질기게 싸우며 퇴출제를 쟁점화시켜 사측이 함부로 도발하지 못한 것이다.

경제 위기의 고통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공격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올해 다시 시작된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의 투쟁은 의미가 있다. 이 노동자들이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힘을 보여 줄 수 있도록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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