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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경선: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이 던지는 과제

망나니 억만장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것을 보며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질겁할 것이다.

트럼프는 인종차별, 여성차별, 무슬림 혐오, 군국주의에 기반해 선거운동을 벌여 왔다.

트럼프는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완전히 금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멕시코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은 질이 좋지 않다. 그들은 멕시코에서도 문제를 많이 일으켰던 사람들이며, 미국에 와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멕시코인들은 마약을 반입하고, 범죄를 저지른다. 그들은 강간마다."

트럼프는 최근 이렇게 선언하며 듣는 이들을 소름 돋게 했다. "미국은 지상 최고의 무기를 개발하고, 구축하고, 구입해야 한다. 미국의 군사적 패권에 도전이 있어서는 안 된다. 어느 누구도 도전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트럼프의 부상은 끔찍한 일이지만, 미국에는 그에 맞설 저항의 잠재력도 있다. ⓒGage Skidmore (플리커)

트럼프의 언동은, 지배자들이 자신들의 체제를 지키려 어떤 일도 저지를 태세가 돼 있는지 보여 주는 위협이자 예고편이다.

그러나 트럼프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인종차별주의, 갑부들에 대한 노골적인 헌신과, 진정한 민주주의에 대한 경멸을 트럼프가 더한층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굳이 트럼프까지 거론할 필요도 없이 이미 미국 정부는 전 세계 노동계급의 적이다.

공화당 출신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는 2000년 대선 때 플로리다에서 유권자 자격을 제한하고 투표 결과를 조작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대권을 잡았다. 그 후 부시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전쟁을 일으켜 수백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그 전쟁의 상흔은 오늘날까지도 세계 곳곳에 깊이 남아 있다.

부시는 [이라크] 아부 그라이브 감옥에서 자행된 고문과 가혹 행위를 옹호했다.

부시는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은행가들을 구제했고, 그 대가를 노동자들이 치르라고 강요했다.

현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정부 하의 미국은 자신의 적으로 규정한 자들을 제거하고자 막대한 드론과 미사일을 퍼붓는다. 경찰은 살인과 인종차별을 자행한다. 오바마 정부는 노동자들의 임금과 생활 조건을 연거푸 공격한다.

이런 상황 덕분에 트럼프가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며 "아메리칸 드림"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제시한다고 자임할 수 있었다. 노동계급 일부가 이에 속아 넘어갔다.

그러나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여지껏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들과 거의 비슷한 수의 사람들이 민주당 경선에서 "사회주의자" 샌더스를 지지했다. 여지껏 트럼프는 1천60만 표를, 샌더스는 9백30만 표를 얻었다.

그리고 청년층과 가난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샌더스 지지 표가 트럼프보다 더 많다.

트럼프의 유세에 맞서 벌어진 '맞불' 시위는 좋은 효과를 냈고, 그런 시위가 계속돼야 한다. 앞으로도 계속 트럼프를 괴롭히고 그에 맞선 행동을 일으켜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으로 힐러리 클린턴을 지지한다면, 이는 크나큰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클린턴은 트럼프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못지않은 제국주의자요, 전쟁광이다.

트럼프가 부상하면 할수록, 샌더스를 지지했던 사람들(을 비롯한 많은 이들)은 거리와 작업장에서 조직화할 필요가 커진다. 그럼으로써 거대 자본의 정당들에 맞서 사회주의적 대안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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