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전임자 부당해고 강행한 진보 교육감 규탄 소식
〈노동자 연대〉 구독
교육부는 복귀 명령을 거부한 전교조 전임자들을 해고하라고 교육청들을 압박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들도 하나둘 징계 절차를 밟고 있다. 아래 기사들은 이에 항의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일어난 행동들에 관한 소식이다.
전교조 서울지역 교육주체 결의대회
‘부당 해고’ 압력에 굴복한 진보 교육감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다
김인숙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 법외노조 후속조치를 완료하라고 명령한 후 교사 6명이 해고됐다. 그리고 나머지 전임자 29명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이 29명은 10개 시·도교육청 소속으로 모두 진보 교육감이 있는 지역이다. 10개 지역의 진보 교육감들도 모두 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전임자 징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5월 10일 충남교육청, 5월 16~17일 경기교육청, 5월 17일 서울·부산·충북교육청이 3차 징계위원회를 열어 직권면직(해고)을 의결했다.
이런 진보 교육감들의 후퇴와 배신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항의 행동도 벌어지고 있다.
“대법 판결 시까지 직권면직을 보류하고, 대법 판결 후 재논의한다”는 약속을 며칠 만에 뒤집은 이재정 경기교육감에 맞서 전교조 경기지부는 5월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실 점거 농성에 들어 갔다. [아래 기사를 참조하시오.]
미복귀 전임자가 가장 많은 서울교육청은 5월 17일 3차 징계위원회를 열고 공립학교 소속 교사 6명을 모두 직권면직했다.
이날 전교조 서울지부와 서울교육단체협의회가 주최해 저녁 6시 서울교육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전교조 교사, 교육운동 단체 회원,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노동자연대 회원 등 1백20명이 참가했다. 집회 후 전교조 서울지부는 서울교육청 앞에서 농성에 돌입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희연 서울교육감 등 진보 교육감들을 성토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강혜승 서울지부장은 “교육부의 압력에 휘둘리지 않고 교사들을 지키는 것이 진보 교육감이 할 일”이라며 조희연 교육감에 대한 실망을 표현했다.
전교조 이성대 서울지부장은 “박근혜는 민심을 어기고 전교조를 탄압하고 있는데, 진보 교육감들은 박근혜를 핑계 대고, 서로 핑계를 대며, 독재의 하수인의 길을 가고 있다”며 조희연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 교육감들을 비판했다.
3차 징계위원회의 해고 대상자인 송재혁 교사(전교조 대변인)도 진보 교육감들을 강력하게 비판했다.
“박근혜 정권이야 원래 그렇지만, 진보 교육감들의 행태에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 교사의 노동기본권을 무시하고 보수 교육감보다 한 달 늦게 직권면직하는 것이 진보인가? ‘윗선’에서 빨리 직권면직하라는 압박이 내려왔다고 한다. 진보 교육감이라면 정부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직무이행명령에 겁내고 자기 자리 지키는 것에 연연하는 소신 없는 교육감에 우리가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진보 교육감이라면서 정부의 부당해고 강요에 대해 그 흔한 공동 입장 하나 없다. 진보 교육감이라면 ‘교육부의 무도한 후속조치에 반대하고, 전교조를 탄압하지 말라’고 해야 한다.”
전교조 변성호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탄압하는 이유를 들며 투쟁을 호소했다.
“박근혜 정부가 전교조를 모질게 탄압하는 이유는 전교조가 세월호 진실 규명 투쟁에 가장 앞장서고, 친일·독재·재벌 미화하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해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차별·서열·경쟁교육에 맞서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투쟁해 왔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경제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민중에게 떠넘기려는 데에 맞서 전교조가 비정규직, 낮은 임금, 나쁜 일자리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들에 연대해 왔기 때문이다.
“오늘 전교조와 공무원노조가 함께 성과급 폐지 선언을 발표했다. 저들은 철저하게 계급적 복무를하고 있다. 우리는 투쟁해야 한다.
“5월 28일은 전교조 창립 27년이 되는 날이다. 다시 법외노조로 내몰려 처음 맞는 전국교사대회이다. 전교조가 살아 있음을 보여 주자.”
변성호 위원장은 “5월 28일 교사 대회에 울릉도에서 오겠다는 교사, 신혼여행을 여의도 교사대회로 오겠다는 교사, 분회의 전 조합원들이 버스를 대절해 새벽 이슬 맞으며 온다는 교사들, 산골마을 1인 분회라 전날 서울에 잠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는 교사들이 있다”며 특히 서울 조합원들이 적극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전교조 경기지부 기자회견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미복귀 전임자 해고 중단하라!
박소연
박근혜 정부의 ‘전교조 죽이기’ 정책에 진보 교육감들마저 잇달아 굴복하고 있다.
5월 16∼17일 경기도교육청은 전교조 경기지부 소속 미복귀 전임자 4인에 대한 3차 징계위원회를 열어 전원 ‘직권면직 의견’으로 의결했다. 이제 직권면직 처리는 인사위원회와 이재정 경기교육감의 결재로 완료된다. 또, 서울시교육청(조희연 교육감)도 전교조 전임자 6인에 대한 직권면직을 의결했다.
그동안 진보 교육감이 교육개혁을 이루길 바라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던 사람들의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2014년 후보 시절 이재정 교육감은 다른 진보 교육감들과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잘못된 정부에 복종하는 교육감이 아니라 잘못된 일을 바로잡는 교육감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2년 만에 그 약속을 쓰레기통에 내팽개쳤다.
더구나 이 교육감은 징계를 미루겠다고 약속하고는 며칠 만에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꿨다. 이것이 사람들의 분노를 더 키웠다. 전교조 경기지부에 따르면, 이 교육감은 5월 13일 최창식 전교조 경기지부장과의 통화 면담에서 “전교조 법외노조와 관련해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전교조 전임자에 대한 직권면직을 보류하고 대법원 판결 뒤에 재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교조 경기지부는 징계위원회 개최 당일 예정했던 조합원 결의대회를 취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도교육청은 돌연 3차 징계위원회를 강행하고 직권면직을 의결한 것이다. 한 마디로 “뒤통수 친” 격이다.
이에 항의해 전교조 경기지부와 ‘참교육 전교조 지키기 경기공동대책위원회’(경기공대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부당해고를 강행하는 이재정 교육감을 규탄했다.
기자회견 이후 전교조 경기지부는 이 교육감과의 면담에서 “대법원 판결 때까지 징계를 보류하고 그 이후에 재논의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징계위원회의 직권면직 의결에 대해 ‘재의’ 요청을 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교육감은 “내부에서 검토해 보겠다”는 형식적인 답변 외에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전교조 경기지부와 경기공대위는 이 교육감의 성실한 답변과 약속 이행을 촉구하며 교육감실 점거농성과 교육청 앞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참교육의 염원을 안고 당선한 진보 교육감들이 이를 최전선에서 실천하는 전교조 교사들을 지켜 주기는커녕 정권의 압박에 굴복해 부당해고를 자행하는 현실에 수많은 교사와 활동가들은 개탄하고 있다.
이재정 교육감이 적어도 진보 교육감이라면 더는 후퇴하지 말고 교육부의 부당해고 강요를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당장 직권면직 의결을 철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