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8 전국교사대회:
교육개악과 법외노조 공격에 맞서 교사들이 전국에서 상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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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총선에서 참패했음에도 ‘전교조 죽이기’를 멈추지 않고 있다. 복귀명령을 거부한 전임자들에 대한 해고를 압박하고, 단체협약 해지와 노동조합 사무실 퇴거 등을 강요하고 있다.
또 성과급, 교원평가 등 교사판 노동개악과 교육 환경을 더욱 후퇴시킬 교육재정 긴축을 밀어붙이려 한다.
이는 경쟁과 차별로 고통받는 학교 현실을 더욱 악화시키고, 교사들의 노동조건을 후퇴시킬 것이다.
오는 5월 28일 전교조 창립 27주년 기념 전국교사대회가 열린다. 이번 전국교사대회에 최대한 모여 전교조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정부의 교육 공격에 맞선 저항을 결의하자.
전교조 죽이기 중단하라
교육부는 전교조가 법외노조 2심 판결에서 패소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후속조처를 강요했다. 복귀명령을 거부한 전임자 35명을 직권면직하라고 교육감들을 강하게 압박하고, 재차 직무이행명령을 내리고 이행하지 않으면 고발하겠다며 협박해 왔다. 또, 단체협약 해지와 사무실 퇴거를 강요했다. 심지어 교육부는 본부 사무실 지원금을 회수하겠다며 전교조 은행 계좌를 압류하는 비열한 짓도 서슴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수교육감 지역에서 미복귀 전임자 6명이 해고됐고, 진보교육감들마저 직권면직을 위한 징계 절차를 밟고 있어 전임자의 집단 해고가 곧 현실이 될 것 같다.
안타깝게도 진보교육감들의 동요와 후퇴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전임 휴직에 대한 승인도, 징계도 모두 법령상 교육감의 고유 권한인데도 진보교육감들이 교육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 경기, 인천, 충북, 부산 등 단체협약을 해지하는 교육청도 늘어나고 있다. 사무실 퇴거 요청 공문을 보내지 않은 곳은 광주, 세종, 강원, 전북 4곳뿐이다.
지난 4월 27일 법외노조 후속조치 규탄 교육주체 결의대회에 모인 조합원들은 진보교육감의 후퇴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은 “정권의 하수인들과 그 하수인에 장단 맞추는 교육감들은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가 막무가내로 전교조를 탄압하는 것은 전교조의 투쟁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성과급·교원평가 강화, 교육재정 긴축, 역사 교과서 국정화, 기업맞춤형 교육과정 개편 등 신자유주의 교육 공격을 밀어붙이는 데서 전교조가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4.13 총선 결과 형성된 여소야대는 전교조가 교원노조법을 전면적으로 개정해 재합법화하는 데 유리한 정치 지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물론 정부여당이 버티고 있고 더민주당 등 자본주의 야당이 교원노조법 개정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있지 않으므로 이를 현실화하려면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성과급·교원평가 확대·강화 반대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원평가제도 개선안’은 그간의 성과급이나 교원평가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교사들의 성과를 따져 인사와 보수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성과급의 최저 차등지급률도 인상해 성과급 격차를 확대했다. 또 성과급을 균등분배하면 징계할 수 있게 규정도 개정하겠다고 한다.
공무원연금 삭감이 교사들의 미래를 위협하는 것이라면, 성과급과 교원평가 확대·강화는 교사들의 현재를 위협한다. 성과급제 확대는 대다수 교사노동자들에게 임금 삭감을 의미한다. 성과 경쟁으로 인해 노동강도가 강화되고, 교사들이 개별화되고 단결이 약화되면 정부와 관리자의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성과 경쟁으로 말미암아 교사들이 실적 쌓기에 매몰돼 교육활동이 왜곡될 수도 있다.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교사들의 상호협력이 필수적인데, 성과급제 강화는 교사들간에 협력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교사의 직업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이직률이 매우 높아졌다.
개악된 교원평가 제도가 정착되면, 정부가 근본으로 노리는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제’ 도입도 손쉬워질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의 힘이 약화될 수 있다. 노조 간부나 활동가들을 저성과자로 낙인 찍어 징계하거나 해고하는 일도 더 쉬워질 것이다.
최근 전교조와 공무원노조는 공동으로 ‘성과급 폐지 공무원-교사 선언’을 조직했는데, 여기에 교사 2만 3천여 명이 참가했다. 이는 현장 교사들의 광범한 불만을 보여 준다. 성과급 균등분배도 조금씩 확대되고 있다.
교육재정 긴축 중단하라
정부·여당은 아예 법을 만들어 누리과정 예산을 시도교육청에 떠넘기려 한다. 이름은 ‘지방교육정책지원특별회계법’이지만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지방교육재정교부금(41조 원) 중 누리과정 예산에 해당하는 13퍼센트(5조 원)를 제외해 지방재정은 그야말로 파탄 나고 ‘교육대란’이 현실이 될 것이다.
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방교육재정 효율화 방안은 곳곳에서 문제를 낳고 있다. 지방교육재정 교부금 배부 기준에서 학생 수 비중이 커짐에 따라 올해 강원, 전남 등 지방의 도교육청들의 예산이 수백억 원씩 줄었다. 또한 정부는 소규모 학교통폐합 권고 기준을 완화하고 적극적인 통폐합을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확대했다. 교육부 권고 기준대로 하면 전국적으로 2천여 개 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고 강원,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 절반이 사라질 수도 있다.
폐교 위기
학생 수 감소를 핑계로 교원 정원도 감축하고 있다. 시도교육청별 교사 배정방식이 기존에 학급 수를 고려하던 것에서 올해부터 각 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에 따라 (학생 수 감소에 비례해) 교사 정원이 줄었다. 특히 소규모 학교가 많은 지역은 상황이 더 나쁘다. 이런 통에 신규교사 임용규모가 줄고 초등의 경우 지역별로 신규교사 임용 대기 기간이 1~2년씩 걸리고 있다.
각 시도교육감들이 재정압박을 이유로 학교비정규직을 해고하거나 노동 강도를 강화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교육재정은 교사들의 근무여건은 물론 학생들의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다. 더민주당 등 야당들은 총선 전에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에 부담시키고 교육재정을 확충하는 정책을 내놨다. 일부 교육감들도 교육재정 문제는 교육부에 맞서 싸우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 상황에서 박근혜는 교육재정 긴축을 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 정책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강력한 투쟁이 필요하다.
민주주의와 진실을 위한 투쟁
올해부터 현장에 적용된 초등 국정 역사교과서(6학년 1학기 사회)는 역사왜곡과 오류투성이다. ‘위안부’ 서술 부분과 사진 삭제, 5·16 군사 쿠데타를 정당화하기도 한다. 친일독재미화 국정 교과서의 민낯을 제대로 보여 준 것이다.
교육부는 지난 세월호 2주기에는 아예 전교조가 발간한 《416 교과서》 사용을 금지하고 계기수업 교사를 징계하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전교조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계기수업을 최대한 조직했고, 많은 교사들이 학교 현장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기억과 진실규명을 이야기했다.
전교조는 5.18을 맞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 제대로 가르치기’ 공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제대로 가르치겠다’는 초등교사 선언도 곧 발표한다.
교육부는 계기수업을 한 교사들을 조사해 다시 되살아나는 진실 규명 의지를 억누르려고 갖은 애를 쓰고 있지만, 결코 전교조의 세월호 진실 규명과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저지를 위한 투쟁 의지를 꺾지는 못할 것이다.
전교조 지키기와 노동기본권 쟁취 전국교사대회
- 일시 : 5월 28일(토) 오후 3시
- 장소 : 서울 여의도공원 문화마당
- 주최 : 전국교직원노동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