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강제 조기 종료 반대 기자회견:
"청와대는 더는 진실규명 방해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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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가 '성역 없는 진상조사 특조위 보장 청와대 결단 촉구' 기자회견을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열었다. 유가족, 4· 16연대 회원, 대학생들 60여 명이 모여 항의의 뜻을 모았다. 기자회견 후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세월호 인양을 요구하는 서명 등(70만 6천3백10명)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위원장은 “우리와 같은 아픔을 겪는 국민들이 더는 없기를 바라는 우리의 마음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청와대는 더는 어떤 방해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4· 16연대 이태호 상임운영위원은 “오늘 이 서명은 6백50만 서명이 무력화되는 것에 분노하고 눈을 부릅뜬 사람들의 심정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서명 전달의 취지를 짚었다.
유가족들의 손을 잡은 각계 대표자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공동대표는 특조위 진상규명국장조차 아직 임명하지 않는 것을 지적하며 “성역 없는 진상 규명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 주장했다. 한국청년연대 정종성 대표도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했으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하는데 하지 않는다면 청와대에 앉아 있을 이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농 김영호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이제까지 거짓말하고 유가족들에게 못질을 해 왔는데 뉘우치지 않으면 범죄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며 앞으로 저항이 계속될 것임을 강조했다.
민주노총 최종진 위원장 직무대행은 “세월호의 진상을 밝혀야 할 이유가 점점 더 드러나고 있다 인양의 진정성이 없다는 것과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을 싣는 등 국가 책임이 분명한 것도 드러나고 있다. 감추고 방해한 것에 대해 언젠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특별법 개정 서명은 역사의 명령이자 국민의 명령”이라 주장했다.
노동자연대 활동가 자격으로 발언한 필자는 “한미동맹과 MD정책을 위해 무고한 3백4명이 목숨을 잃고 강정 마을 주민들의 삶이 파탄 난 것 아니겠냐”며 “박근혜 정부의 책임을 물을 때까지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경찰 3개 중대가 기자회견 주변을 둘러쌌다. 최근 경찰은 노숙 농성을 이어 온 유가족들을 연행하고, 햇빛 가리개와 깔개조차 빼앗는 등 세월호 참사 진실 규명 운동에 신경질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경찰청장 강신명은 “불법적인 표현물을 갖고 들어오는 건 그 자체가 이미 공공안전을 심대히 침해하는 것"이라며 물리력 행사를 강변했다. 국회 앞 기자회견에 유가족들이 팻말을 들고 온 것을 “불법”이라고 생트집하는 것이다. 경찰의 이런 행태 뒤에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용 철근 과적이 폭로된 후 고조되는 분노와 불만을 눌러야 한다는 불안감이 있을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경찰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칠 때마다 경고 방송을 하며 해산 명령을 했다. 반면 맞은편에서 특조위 해체를 외치며 시끄럽게 노래를 틀어대는 우익 단체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경찰의 몰염치한 행동에 야유가 터져 나왔다.
유가족들은 정부서울청사 앞 저녁 촛불집회를 마치고 해체 위기에 놓인 특조위로 찾아가 밤샘 농성을 벌였다. 특조위 조사위원들은 밤샘 토론회를 여는 등 정부의 특조위 종료에 항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박근혜가 특조위 종료에 안달 난 이유가 분명해지고 있다. 특별법을 개정하고 특조위 강제 종료를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