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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5·18 민주화 운동 비하 교수가 항의에 부딪혀 강단에서 쫓겨나다

5·18 민주화 운동 비하 교수가 항의에 부딪혀 강단에서 쫓겨나는 통쾌한 일이 있었다.

6월 3일, 페이스북 건국대학교 대나무숲 페이지에 한 교양학부 교수가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이 개입됐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북한과 연관된 곡이다”라는 발언을 했다는 익명의 제보가 올라왔다. 나는 해당 수업을 들은 또 다른 학생의 제보로 이와 같은 주장이 사실임을 확인했고, 녹취록을 비롯한 증거 자료도 받을 수 있었다. ‘세계 속의 한국’을 수업하는 교양학부 강사인 홍신애 교수의 이런 발언은 단지 실수가 아니었다. 홍 교수는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의 책을 추천하기도 했다. 지만원은 이 주장을 반복하다가 법적 제재까지 받은 구제불능의 우익 인사다. 그는 광주항쟁 때 찍힌 사진에 등장한 인물을 가리키며 북한군 간부라고 말했다가, 현재도 광주에 살고 있는 해당 인물에게 고소당하기도 했다.

5·18 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5·18 구속부상자회는 대학 강단에서 이런 주장이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홍 교수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 이 내용은 6월 15일을 시작으로 경향신문, 중앙일보, 연합뉴스, 한국대학신문, 서울신문, 천주교 평화방송, BBS 불교방송 등 여러 언론에도 보도가 되었다. 내가 속한 “마르크스주의로 세상보기” 동아리도 6월 16일 성명서를 발표해 홍 교수의 해임을 요구했다.

그리고 바로 7월 1일 5·18 기념재단은 "건국대가 지난달 30일 상허교양대학장 이름으로 '사과와 유감을 표하며 홍 교수에게 강의를 배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내용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쾌하게도 5·18 기념재단과 역사 왜곡에 항의한 학생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진 것이다.

5·18 광주민주항쟁은 자랑스러운 저항의 역사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광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두환은 광주에서 벌어진 시위가 전국으로 확대될까 두려워했고, 이 때문에 광주에 공수부대를 투입해 잔인하게 진압하려 했다. 그러나 계엄령의 확대와 군대의 투입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들은 최후까지 저항했다. 도청은 진압되었지만 광주는 민주주의를 위한 저항의 본보기가 되었고, 광주의 정신은 군부 독재를 끝장내는 계기가 된 1987년 6월 항쟁과 7·8·9 노동자 대투쟁까지 이어졌다. 민주적 권리가 탄압받고 국가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감추려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광주의 정신은 울림이 있다.

5·18 기념재단은 "당사자인 홍 교수의 사과가 선행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쉽다"며 "그에 대한 민·형사 대응은 법률가들과 협의해 별도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항쟁의 진실을 왜곡하는 것은 지금까지 살아 있는 그 항쟁의 참가자들과 희생자 유족들을 모욕하는 일일 뿐 아니라, 학살을 벌인 죄인들을 정당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에 가벼이 볼 일이 아니다. 홍 교수는 자신의 발언과 행동에 응당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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