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휴일지키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철도 열차승무원 노동자들:
“대구열차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전출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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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이 지난 6월 4일부터 한 달 넘게 휴일지키기 투쟁을 벌이고 있다. 열차승무원들이 휴일을 지켜 쉬는 것이 ‘투쟁’인 이유는, 많은 노동자들이 인력 부족으로 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는데 노동자들이 휴일을 지켜 쉬면 사측을 압박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7일 사측이 열차직종에서 강제 전출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는데, 6월 1일 철도공사 대구본부가 “정원 초과”라는 이유로 대구열차지부 조합원 4명을 강제 전출시켰다. 즉, 합의를 파기한 것이다.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은 이에 맞서 대구본부장이 물러날 것과 강제 전출자들을 원래 소속으로 복귀시킬 것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강제 전출을 단행한 대구본부장은 2009년 허준영 사장 시절 인사노무실장을 지내며 신입사원 연봉제를 도입하고 5천여 명의 인력 감축을 강행한 장본인이다. 또한, 철도공사는 대구본부장의 강제 전출을 ‘정당한 인사’라며 두둔하기까지 해서 노동자들에게 더 큰 분노를 사고 있다.
노동자들의 휴일지키기 투쟁에 대해 사측은 본사와 지역본부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대체인력으로 투입하고 있는데, 대체인력 투입이 장기화되면 열차안전에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2013년 8월 31일 대구역 사고도 대체 투입자의 업무 미숙과 무관하지 않았다.
사측이 말하는 “정원 초과”는 현장에 인력이 남아돈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 대구열차사업소 4명이 강제 전출된 후 사측은 새로 16명을 투입했다. 현재 업무를 위해서는 최소 12명의 인원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사측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 동안 현장의 필요에 맞게 정원을 재산정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주장이 옳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사측은 애써 일부 사업소들의 정원을 축소하려 한다.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은 사측이 그 빈 자리를 외주화로 메울 것이라고 우려한다. 실제, 한 열차승무원 노동자는 사측이 KTX와 새마을호에 이어 무궁화호 열차승무원까지 외주화하려 한다고 전했다. KTX와 새마을호에는 철도공사 소속 열차승무원 한 명과 철도공사 자회사인 코레일관광개발 열차승무원 한 명이 함께 근무하는데, 이제는 무궁화호까지 열차승무원 두 명 중 한 명을 외주화하겠다는 것이다.
어느 열차승무 지부장은 지금 자신들의 투쟁을 보면 “강제 전출, 인력 감축, 외주화는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기재부가 정원을 줄이고, 사측이 이를 핑계로 인력을 줄이고, 부족한 인력은 외주화로 메우겠다는 게 정부와 사측의 계획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외주화 확대는 수백, 수천 개의 “구의역 사고”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은 강제 전출 철회와 “열차안전 위협하는 1인승무 반대”, “안전업무 위탁 중단”, “안전위협 대체승무 중단”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열차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
또, 강제 전출 철회를 요구하는 열차승무원 노동자들의 투쟁은 사측의 각종 합의 파기, 성과연봉제 도입, “민자 철도사업 활성화 방안” 같은 민영화에 맞선 투쟁에도 좋은 디딤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