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인격적 대우 요구하는 김포공항 청소 노동자들:
“우리는 소모품이 아니라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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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공항의 각종 청사
하루에도 승객 수만 명이 드나드는 김포공항을 깨끗하게 청소해 온 노동자들은 그간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 취급을 받아 왔다. 그러나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6년 연속 1위라는 김포공항의 명성은, 저임금에 온갖 인격적 수모를 받으면서도 일해 온 청소 노동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노동자들은 1백30여 명이라는 적은 인원으로 규모만 5만 5천5백㎡나 되는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을 매일 같이 쓸고 닦으며 고된 노동에 시달려 왔다. 심지어
그래서 노동자들은 인원 충원을 간절히 바래 왔다. 그런데 이렇게 일한 대가로 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건 최저임금에 성추행과 성희롱을 비롯한 비인간적 대우였다.
30년을 일해도 기본급은 최저임금
그래서 노동자들은 정부가 공공기관의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보호하려고 수립한 '용역 근로자 보호지침'대로, 시중 노임단가
대부분이 50대 이상인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공항공사 관리직 출신 용역업체 관리자들의 횡포는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였다.
한 관리자는 회식 자리에서 여성 노동자를 무릎에 앉힌 후 강제로 키스를 했으며, 심지어 노래방에서 멍이 들 정도로 여성 노동자의 가슴을 주무르기까지 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관리자들이 대놓고
세계 공항 서비스 평가 6년 연속 1위
이뿐 아니라 노조가 생기기 전에는 식사시간 외에 쉬는 시간이 없어, 노동자들은 근무 중 물을 마시거나 아이스크림을 먹다가도 관리자들의 눈에 띄면 시말서를 써야 했다. 시말서 3번이면 퇴사해야 한다.
심지어 고된 노동으로 몸이 아파 병원에 가려 해도 연차를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자비로 휴무 중인 동료에게 일당 8만 원을 지급하고 대신 근무하게 해야 했다. 그리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반장들이 미리 사표를 받아 뒀다가 한 달이 지나면 사표를 수리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제대로 된 휴게실조차 없어 여성 화장실 한 켠 청소비품을 쌓아 둔 칸에 의자를 놓고 쉬거나, 물품과 다 찬 쓰레기 봉투를 모아놓은 창고에서 쉬곤 했다.
이러한 현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용역업체는 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앉아서 쉴 수 없게 의자를 치워 버리고는 청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공식 휴게실에 가서 쉬라고 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그간 이 휴게실을 왕복하는 시간이면 쉬는 시간이 끝나기 때문에 이곳을 사용하지 않아 왔는데 말이다.
이런 처참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고 투쟁에 나선 노동자들은 한 목소리로
용역업체와 관리자들이 노동자들을 싼 임금에 비인격적으로 취급해 온 배경에는 외주화의 문제가 존재한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매년 근로계약을 새로 맺어야 했고, 끊임없이 사측의 눈치를 봐야 했다.
IMF 이전까지 공항 청소 노동자들은 직고용 신분이었으며 기본급이 정규직보다 적긴 했지만 각종 복지혜택은 동일했다. 그러나 IMF 위기 이후 공공부문에서 구조조정과 외주화가 확산됐고, 이는 저질 일자리인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의 증가로 이어졌다.
김포공항을 비롯해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공항의 중요 업무를 외주화해 왔다. 공항공사가 직
김포공항만 하더라도 환경미화를 비롯해 카트 관리와 주차 관리에서부터 보안검색
외주화
따라서 전국 공항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지옥의 책임은 공항공사에 있다. 용역업체에
손경희 지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현재까지 공항공사와 용역업체는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사항을 무시하고 있다. 공항공사는
김포공항 비정규직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가 알려지자, 노동자들을 적극 응원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더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이 김포공항을 방문해 노조원들과 공항공사 사장을 연달아 만나기도 했다.
그러자 여론에 밀린 공항공사는 23일에 기습적으로 용역업체를 통해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에
노조는 사측의 태도 변화가 없기 때문에 26일 전면파업 돌입 결정은 변함 없다고 밝히고 있다. 1년 단위 계약을 맺는 비정규직 신분에도 용기를 내 노조를 결성하고 당당하게 파업을 준비 중인 김포공항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노조 결성 후 뺐겼던 상여금 중 5퍼센트를 돌려 받았고, 연차를 보장 받게 됐으며 관리자들의 횡포도 거의 근절시키는 등의 적잖은 성과를 쟁취했다.
지금 전국의 공항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투쟁을 응원하고 있다.
손경희 지회장은 투쟁에 지지가 커지는 것에 감사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김포공항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