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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오토텍: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갑을오토텍 공장 사수 투쟁이 40일 가까이 돼 간다. 사측은 여전히 원하는 대로 투쟁을 진압하지 못한 채 공장 밖에 밀려나 있고, 노동자들은 꿋꿋이 대열을 유지하고 있다. 사측의 악랄한 노조 파괴 전략이 폭로되면서, 더민주당 양승조 국회의원 등이 국정감사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등 정치권의 관심도 적지 않다.

최악의 폭염을 지나 가을이 와도 투쟁 대오를 유지하는 갑을오토텍 노동자들. ⓒ이미진

갑을오토텍 투쟁은 시작부터 많은 노동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박근혜 정부의 정치 위기를 비집고 솟구쳐 오른 이 투쟁은 금세 노동개악과 노조 파괴에 맞선 투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노동자들이 공장을 장악하고 생산을 마비시켜 점거파업의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단호한 투쟁은 많은 이들에게 지배자들의 위기를 이용해 싸우면 승산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실제 갑을오토텍 사측은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 특히 노동자들이 공장을 멈추자 현대중공업, 방산업체, 해외 기업들에 납품할 부품 공급에 차질이 크게 빚어졌다. 박근혜 정부도 심각한 정치 위기와 자체 내분 격화 등으로 경찰 투입을 주저하자 사측은 똥줄이 타서, 8월 11일 전격적으로 ‘용역경비를 철수시킬 테니 관리직의 생산 재개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금속노조의 실질적인 연대 파업이 결합됐다면, 사측을 더 궁지에 몰아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대체생산

노동자들의 공장 사수 투쟁으로 사측이 아직까지 생산 재개의 물꼬를 트지 못하고 있지만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에는 노조에 단협 해지까지 통보했다. 사측이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숨 쉴 틈이 생겼기 때문이다. 갑을오토텍지회는 그동안 세 차례나 공장 내에 있던 물품 반출을 허용했다.

최근 갑을오토텍지회가 불법적 대체생산의 현황을 조사·분석해 발표했는데, “갑을 창고가 불법 대체생산의 중심”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측은 관리자들을 동원해 2~3차 하청업체들에서 생산을 주도하고 있고, 이곳에서 만들어진 물량이 아산시 온양동에 있는 갑을오토텍 창고로 모여 현대·기아차로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곳을 틀어막아 타격을 가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부품 공급을 완전히 차단시키면, 정부와 보수 언론의 ‘불법’ 비난이 거세지고 이것이 경찰력 투입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당장의 충돌을 피하려고 합법성의 테두리 안에 갇히면 우리 쪽의 힘도 약화된다는 문제가 생긴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들 자신의 힘보다 사회적 여론이나 국회를 더 의식하게 될 수 있다.

실제로 금속노조 지도부는 그동안 연대 파업보다 국회를 통한 해결책을 찾는 데 주력해 왔다. 국회 세력 관계 상 이는 더민주당 등과의 공조 추구로 이어지게 된다. 그런데 최근 더민주당 대표가 된 추미애는 2009년 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서 한나라당 의원들과 손잡고 잇따른 노조 파괴 공격의 발판이 된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를 통과시킨 장본인이다. 충남도지사 안희정은 유성지회 투쟁 당시 ‘직장폐쇄는 사용자의 권리’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믿을 만한 우군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국회 대응을 하면서도, 무엇보다 우리 자신의 투쟁의 힘을 극대화해야 사측과 정치권 모두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무릇 투쟁을 시작했으면 전력을 다해 적의 약점을 공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명한 군사 전략가 칼 폰 클라우제비츠는 “전투력의 집결”, “힘의 집중”이 가장 중요한 전투의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가늘고 길게 싸우는 투쟁의 장기화는 사측에 여유를 주고 우리 쪽의 대열을 지치게 만들 수 있다.

갑을오토텍 투쟁의 전진을 위해서는 단호하게 파업 효과를 극대화하고, 금속노조·현대기아차·부품사 노동자들의 힘을 최대한 동원하기 위해 기층 노동자들을 향해 연대를 호소해 나가야 한다. 금속노조 집행부도 실질적인 연대 투쟁을 조직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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