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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올림 농성 1년:
삼성전자는 반도체 직업병 피해자들에게 제대로 사과하고 보상하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이하 반올림)이 삼성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사과, 배제 없는 보상, 재발 방지를 요구하며 삼성 서초사옥이 있는 강남역 8번 출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다. 2015년 10월 7일 비닐 한 장으로 시작한 농성이 벌써 1년이 다 돼 간다.

지난 수년 동안 피해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 반올림의 목소리를 외면하던 삼성전자는 2014년이 돼서야 보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그 뒤 삼성전자는 기만적인 보상위원회를 만들어 언론 플레이에 이용했고, 일방적으로 보상 절차를 만들고, 보상 대상도 축소했다. 올해 1월에는 옴부즈맨 위원회를 만들어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고 했지만, 이조차도 지금까지 실질적 진전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반도체 노동자 폐암 산재 첫 인정

그런데 최근 삼성의 자체 보상 규정에는 없던 ‘폐암’ 사망자들이 처음으로 산업재해를 인정 받았다. 지난 8월 29일과 30일에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LCD 노동자 고(故) 이경희, 고(故) 송유경 씨의 폐암 사망을 산재로 최종 인정한 것이다. 이것은 반도체 노동자의 ‘폐암’이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 첫 사례다. 이로써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에서 직업병 피해가 인정된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은 모두 14명이고, 인정 질병은 9종(백혈병, 림프종, 재생불량성빈혈, 유방암, 다발성 신경병증, 뇌종양, 난소암, 폐암)에 이른다.

그러나 뻔뻔하게도 삼성전자는 ‘보상 대상을 바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번 산재 처분까지 무려 3년 10개월이 걸렸다. 근로복지공단의 늑장 대처는 이번에도 반복됐다. 지난 6월에 발표된 고(故) 박효순 씨의 악성 림프종에 대한 산재 인정도 유족들이 신청한 지 3년 8개월 만에야 나왔다.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가 아니라 자본의 눈치를 본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악의적 보도에 법적 대응

수많은 언론들도 억울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외면해 왔다.

삼성 반도체‍·‍LCD 생산 공장에서만 2백23명의 직업병 피해자가 접수되고 있는데도 다수 언론들은 이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디지털데일리〉와 〈뉴데일리〉 등은 ‘반올림이 단체 이익과 존속을 목적으로 협상을 방해한다’는 악의적인 기사들을 쏟아 냈다. 9월 22일 반올림과 언론인권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계속 반올림에 대해 왜곡 보도를 한 〈디지털데일리〉와 〈뉴데일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언론사 3곳에 대해서도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수많은 언론들이 ‘유해물질 및 폐기물에 관한 유엔인권특별보고관 보고서’의 내용마저 심각하게 왜곡했다. 수많은 보수‍·‍경제지들은 올해 9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공개된 보고서에서 유엔특별보고관이 삼성전자의 직업병 문제해결 노력을 높이 평가한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실제 보고서에는 한국 정부와 기업들에 대한 강한 비판과 요구가 담겨 있다. 오죽하면 유엔특별보고관이 한국 언론들의 보도가 진실이 아니라고 반박하는 글을 〈한겨레〉에 기고하기도 했다. 유엔 산하기관에서 다루는 의제는 주로 각국 정부의 입김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표현의 수준은 대체로 외교적 언사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래서 이번 보고서는 오히려 이례적이다.

‘삼성직업병 문제 올바른 해결을 촉구하는 반올림 농성 1주년 집회’가 10월7일 금요일 강남역 8번 출구에서 열린다. 많은 이들의 연대와 지지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