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7일, 파업 8일째를 맞이한 화물노동자들은 파업 돌입 이후 가장 큰 규모로 부산 신항에 결집해서 집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소속 영남권 노동조합들과 노동자연대, 노동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도 연대를 표하며 참가했다.
집회 전날 화물연대 대구경북지부장은 〈노동자 연대〉와 한 인터뷰에서 “내일 최소 4천명 이상 조합원이 참가해서 우리 파업대오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 주겠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17일 5천여 명이 부산 신항으로 모였다.
노동자들은 연신 “오늘 끝장을 보자”, “준비됐나?”“준비됐다!”를 외치며 기세 좋게 집회를 시작했다. 노동자들은 화물노동자들의 요구는 거듭 외면한 채 탄압으로 일관하는 박근혜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짧은 집회를 마치고 2시 40분경 거리로 나선 노동자들은 ‘거북이 행진’을 시작했다. 1km를 걷는데 약 한 시간이 걸리는 이 행진 탓에 컨테이너를 싣고 들어오는 트럭들은 도로 위에 발이 묶였다. 그 뒤에도 물류 저지 시도는 계속됐다. 밤 11시까지 노동자들은 문화제, 행진, 연좌를 했다. 식사시간 1시간 정도를 제하면 장장 8시간 동안 거리 위에서 경찰과 대치하며 투쟁한 것이다. 노동자들은 저녁 식사 뒤 9시 30분에 다시 모여 경찰과의 충돌도 불사하고 컨테이너 운송차량 출입구를 1시간 동안 완전히 틀어막기도 했다.
부산지방해양수상청은 집회가 시작된 지 3시간 뒤에 이 날 집회로 인해 운송의 14퍼센트가 지연됐다고 발표했는데, 그 뒤로도 운송 저지 시도가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운송차질은 훨씬 더 커졌을 것이다.
이 날 집회는 정부를 향한 화물 노동자들의 분노와 끝까지 싸우겠다는 투지가 얼마나 높은지 여실히 보여 줬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나가며, 물류를 더욱 압박해서 박근혜 정부를 몰아붙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