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인력 충원, 임금피크제 저지를 위한: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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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고대의료원지부 노동자들이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지부는 지난 8월 25일 이후 사측과 임단협 교섭을 해 왔는데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 없이는 임금에 관한 어떤 교섭도 하지 않겠다고 버텨 왔다.
지난해 고대의료원 노사 양측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를 받아들여 임단협을 체결했는데, 당시 중재 사항에는 임금피크제 도입에 대해 올해 8월 31일까지 집중교섭을 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그런데 사측은 노동조합의 본교섭 요청 이후 한 달 반만에 교섭에 나와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기정사실화하며 노동조합 측의 여러 요구를 묵살해 왔다.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임금 인상과 인력 충원이다.
고대의료원의 의료수익 증가율은 2013년 8퍼센트, 2014년 7.4퍼센트에 이어 2015년에는 9.77퍼센트로 역대 최고의 매출(7천9백억 원)을 기록했다. 그런데 전체 비용지출 중 인건비 비중은 2014년 50.14퍼센트에서 2015년 49.79퍼센트로 오히려 낮아졌다. 고대의료원은 수익 중 6백억 원을 고유목적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해 지금까지 쌓인 적립금만 1천8백92억 원에 이른다.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은 병원이 투자 자금을 적립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실제로는 회계상 수익의 일부를 지출로 둔갑시켜 세금 등 비용부담을 줄이는 편법적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따라서 적어도 이 엄청난 병원 수익 중 일부를 노동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노동조합의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노동자들은 이 고유목적사업준비금 중 40퍼센트(2백억 원)는 노동자들에게 돌아와야 한다며 임금을 7.4퍼센트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지부는 살인적인 노동강도 완화를 위한 인력 충원도 요구하고 있다. 고대의료원지부는 간호 1등급 상향을 위한 인력 충원과 부서별 인력 충원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아예 요구안은 들어보지도 않고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 하며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시해 온 고대의료원 사측은 노동자들이 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자 이를 막으려고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 사측은 지난 10월 13일 안암병원 로비에서 열린 조합원들의 집회를 방해하려고 방화 셔터를 내리고 엘리베이터 운행도 중단했다. 심지어 계단으로 이어진 통로도 의자로 막고 방화셔터에 달린 쪽문에도 나사를 박아 열 수 없도록 막았다. 이미 안쪽에 들어가 있던 조합원들이 두 시간 가까이 갇혀 있었음은 물론이고, 화재 등 사고가 난다면 당시 로비에서 공연을 준비하던 시각장애인들과 환자 보호자들도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관련기사 ‘임금피크제 도입 시도에 맞선 병원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사측의 막무가내식 탄압에 맞서 조합원들은 사상 최고 찬성률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가결시켰다. 10월 18~20일에 이뤄진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투표율 80.8퍼센트, 찬성률 89.6퍼센트로 파업이 가결됐다. 고대의료원지부는 10월 26일 파업전야제를 거쳐 27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대의료원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인력 충원 요구는 완전히 정당하다.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 개선은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이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