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학생을 팔아넘긴 외대 총학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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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39대 총학생회는 지난 “1월 9일 오후 12시경, 총학생회실 창고에 방치되어 있던 캐비넷 속의 서류들을 정리하던 중 ‘김일성 주체사상’ 등과 관련한 문건을 발견”해서 “경찰당국에 신고”하고, “언론사에 연락을 취하여 이후 기자들의 취재와 인터뷰”에 응했다.(‘총학생회실에서 발견된 문건과 공개 과정에 대한 개요, 총학생회의 입장’에서)
1월 10일, 이 사건이 좰조선일보좱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 보도되자 외대 학생들 사이에서는 총학생회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갔다.
다함께 외대모임은 즉각 ‘동료 학우들을 팔아먹은 39대 총학생회는 불신임감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학내 제 단체들이 총학생회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속속들이 발표하고 총학생회에게 불리하게 여론이 돌아가자 총학생회는 1월 10일 ‘문건 공개와 관련하여 드리는 총학생회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총학생회는 “한국외대라는 공간에…[주체사상]문건이 보관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고 “이러한 문건이 학내에 존재하고 학습되는 일이 앞으로 다시는 없어야”한다며 “이렇게 문건을 공개했다는 처음의 소신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1월 13일, 총학생회를 규탄하고 이 사건으로 피해 볼지 모를 외대 학생들을 방어하기 위해 ‘39대 총학생회의 주체사상문건 공개 및 경찰신고 사건 해결을 위한 범외대인 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꾸려졌다.
범대위는 1월 6일에 이미 39대 총학생회가 주체사상 문건을 발견해 소지하고 있었다는 증언을 확보, 이와 관련한 의혹을 39대 총학생회에 제기했다.
총학생회의 답변은 “총학생회 관련자 1인이 1월 3일 이미 주체사상 관련 문건을 확인하였고, 혼자서 고민한 끝에 … 7일 자체 폐기처분”했으며 이 문건은 1월 9일 발견된 문건과는 “다른 문건”이라는 것이었다. 총학생회는 범대위에서 의혹 제기가 있기 전에는 “총학생회 안에서 이 문제가 미리 논의”된 적이 없었다며 “16일 저녁”에서야 “조사”해 알 수 있었다고 발뺌했다.
외대 39대 총학생회는 지난 선거에서 소위 ‘정치적 중립성’을 핵심 슬로건으로 내걸어 당선했다. 총학생회는 자신들이 이념을 떠나 “외대 사랑”이라는 의제 하나로 모였기 때문에 내부에 다양한 정치적 지향이 존재한다는 것을 자랑스레 얘기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주체사상 문건”이란 ‘정치적 사안’과 관련해 총학생회는 너무도 일사불란하게 우익적 태도를 취했다. 그들이 말한 ‘정치적 중립’이 얼마나 위선적인 것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총학생회는 이제 와서 “언론이 정치적으로 왜곡했다”며 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있다. 그리고 청량리 경찰서에 찾아가 이번 사건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1월 17일 현재까지 언론의 정정보도도 없고 “서울 청량리 경찰서는 한국외대 총학생회가 … 신고해 온 사건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한겨레〉 1월 12일치)
무엇보다 총학생회의 이러한 활동들이 ‘주체사상 문건 공개 및 경찰 신고 사건’에서 드러난 자신의 우익적 본질과 위선을 가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함께 외대모임은 범대위의 중요한 일부로서 대학내 사상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함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함께 외대모임은 독자적으로 우익 총학생회의 위선을 계속 폭로하며 불신임 받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