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학생들:
시험 제도 강화에 반대해 전국적 동맹휴업을 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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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6일 스페인 전역에서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이 새 시험 제도에 반대해 동맹휴업을 하고 시위를 벌였다. 학생들은 새 시험 제도가 시행되면 프랑코 독재 시절의 엘리트주의적 교육이 부활할 것이라 우려했다.
이날 동맹휴업은 스페인학생회연합(SE)이 호소했다. 동맹휴업에는 14세 이상 학생들이 동참했고, 교사들도 파업을 벌이고 학생들과 함께했다. 집회에는 자기 자녀와 함께 참가한 학부모들도 많이 있었다.
동맹휴업 조직자들은 스페인 전체 학생의 90퍼센트인 2백만여 명이 동맹휴업에 참가했고 그중 20만 명이 전국 70여 개 도시에서 열린 행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새 시험 제도는 15~16세와 18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번 년도부터 시범 실시되는데, 시험 결과에 따라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대학 입학이 가로막힐 수도 있다.
마드리드에서 행진에 참가한 사범대 학생 아마라는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문도〉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내내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도, 졸업하려면 시험을 또 봐야 한다니 불공평해요.”
다섯 살짜리 여섯 살짜리 두 자녀와 함께 행진에 참가한 마리아는 이렇게 덧붙였다. “아이들이 평등한 교육을 받길 바라요. 시험 한 번 망쳤다고 일생의 노력이 허사가 된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에요.]”
행진 대열은 “노동자들의 자녀들을 대학으로 보내라”고 외쳤다.
박탈
스페인학생회연합 사무총장 아나 가르시아는 이렇게 말했다. “새 시험 제도는 어린 학생들에게서 교육 기회를 박탈할 것입니다. 노동계급 가정의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것입니다.”
동맹휴업 당일은 스페인에서 열 달 째 정부가 구성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10월 30일 보수정당인 국민당 소속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가 의회 표결로 소수 여당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됐다. 주류 사회민주주의 성향의 사회당 소속 의원들이 15명을 제외하고 전부 기권표를 던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관련 기사: 본지 183호 ‘스페인: 중도 좌파 사회당의 타협으로 우파 정부가 들어설 듯하다’)
행진 참가자들은 사회당의 이런 타협 행보에 분노하며 이렇게 외쳤다. “기권한 의원들은 국민당 앞잡이다!”, “라호이는 퇴진하라!”, “교사는 충원하고 장관들은 줄여라!”
새 시험 제도의 시행은 3년 전 의회에서 통과된 법에 따른 것인데, 당시에도 격렬한 대중적 저항이 있었다. 그런 대중적 저항의 재등장은 가뜩이나 취약한 라호이 정부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독립적인 혁명적 조직이 투쟁의 구축에 일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호이는 “전국적 교육 개혁” 이후에야 새 시험 제도가 시행될 것이라고 화급히 둘러댔다. 그러나 스페인학생회연합은 [라호이의 이 발언이] 예전에 한 말을 되풀이하는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스페인학생회연합은 관련 법을 폐지하지 않으면 11월 24일에 동맹휴업을 다시 벌이겠다고 약속하며, 노동조합에게 교육 부문 전면 파업으로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스페인학생회연합은 이렇게 선언했다. “정부는 취약하고 정당성이 없다. 우리는 이 정부를 무너뜨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