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플랜트건설 노동자: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 파업에 들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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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가 11월 8일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 고용 보장, 유급 휴일 확대, 노동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해 왔다. 10월 21일부터 부분 파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건설사들과 주요 발주처인 S-OIL이 양보하지 않았다. 그러자 11월 8일부터 전면 파업으로 투쟁을 확대했다.
노동자들은 “제대로 쉴 권리, 고용 불안에 떨지 않을 권리, 땀 흘린 만큼의 실질임금을 받을 권리”를 요구한다. 최소한의 노동조건조차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 때문에 노동자들은 늘 사고의 위험을 감내하며 일한다.
지난 10월 14일 한국석유공사 비축기지 울산 현장 폭발 사고로 플랜트건설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고 4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6월에는 울산 고려아연 공장의 황산가스 누출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고, 8월에도 S-OIL 울산 공장에서 노동자 한 명이 감전돼 목숨을 잃었다.
공기업이 발주를 하건, 대기업이 공사를 주관하건 간에 플랜트 건설 현장에서는 기본 안전 매뉴얼이 생략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돈 때문이다. 이런 열악하고 위험한 작업 환경 때문에 노동자들은 줄기차게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해 왔지만 기업들은 이를 외면했다.
미르재단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 종종 ‘목숨이랑 맞바꾼 것’이라고 표현하는 임금이 울산에서는 4년간 동결됐다. 올해도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을 요구했지만, 건설업체들은 되레 임금 동결을 들고 나왔다.
하청업체인 건설사들뿐만 아니라 발주처도 이윤 때문에 노동조건 개선에 무관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울산에서는 역대 최대 단일 프로젝트라는 S-OIL 제2울산공장 플랜트 공사가 진행 중이다. 공장 5개를 동시에 건설하는 이 프로젝트는 1만 명의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사다.
S-OIL 제2울산공장 프로젝트는 박근혜 정부 투자 활성화 대책의 최대 수혜 사례로 꼽힌다. 4조 5천억 원 규모의 이 공사는 요즘 ‘미르재단’ 사건으로 종종 언론에 언급되는 대림산업이 대우건설과 공동으로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은 정부와 기업들이 서로 특혜와 이익을 주고받는 동안 현장에서 동료들이 목숨을 잃고 임금 동결을 강요받아 왔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
S-OIL은 2분기에 매출 4조 1천9백84억 원과 영업이익 6천4백29억 원을 올려 사상 최대 영업이익률인 15.3퍼센트를 달성했다. 그러나 현재 임단협 체결 대상인 건설사 27곳 중 S-OIL 공사에 투입되고 있는 업체 20곳이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 기사를 쓰고 있는 11월 11일에도 이른 새벽부터 대체인력 투입을 막기 위해 S-OIL 공장 출입문 봉쇄에 나선 울산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을 경찰이 공격해서 조합원 6명이 연행됐다. 노동자들은 박근혜·최순실 부패로 이미 박근혜 정부가 정당성을 완전히 잃은 이 마당에도 경찰이 기업의 용병처럼 구는 것에 황당함과 분노를 터뜨렸다.
파업 중인 울산 플랜트건설 노동자들은 12일 전국의 플랜트건설노동자들과 함께 상경해서 S-OIL 본사 앞 항의 집회를 하고, 박근혜 퇴진을 위한 노동자대회와 민중총궐기에 참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