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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저작권 없는 사회를 위하여

1월 16일 발효된 저작권법에 의하면, 여자친구에게 임재범의 ‘고해’를 불러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일도 저작권법 위반이 된다. 인터넷에 음원을 올리는 것도,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저작권법 위반이다.

법안 개정에 합의한 국회의원들 중 일부는 이미 그들 자신의 홈페이지가 저작권법 위반이라고 언론에 보도까지 됐다. 홈페이지에 배경 음악을 깔았다는 이유다.

한국음반저작권협회는 음반 시장의 침체 원인으로 무분별한 음원 복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이는 정말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다. 예전에도 얼마든지 싼 값의 복제 테이프를 구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은 기꺼이 음반을 샀다.

핵심적인 문제는 경제 불황으로 인한 소비 위축이지, 저작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모자란 것도, 무분별한 음원 복제도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므로 경제적 수단으로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러나 지금 보호하고자 하는 저작권은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수단이 아니다.

저작권을 통해 실질적인 이득을 보는 것은 HOT보다 더 많은 경호원을 거느리고 다니는 이수만이 차린 SM 같은 음반 기획사나 64비트짜리 음악을 5백 원에 파는 싸이월드 같은 음원 제공 업체다.

이 연결 고리의 핵심은 저작권이다. 저작권을 통해 보호하는 대상이 창작자가 아니라 기업의 이윤인 한 저작권은 존재 가치가 없다. 원칙적으로 보자면 창작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만든 저작물이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고 인기를 얻으면 굳이 나쁠 이유가 없다.

문제는 창작자들도 자신의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생계를 걱정하지 않고도 마음껏 음악을 할 수 있는 사회야말로 진정한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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