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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AI) 사태 ─ 무능한 그래서 더 치명적인 황교안 내각

역대 최악의 조류 인플루엔자(이하 AI)로 평가 받는 이번 고병원성 AI로 살처분된 닭·오리가 2천8백44만 마리에 이른다. 산란계의 30퍼센트가 살처분 됐고, 계란 한 판(30개)값은 평균 8천 원으로 올랐다. 지역에 따라 최대 1만 원까지 폭등한 곳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에 대한 관세를 최대 0퍼센트까지 낮춘다고 한다. 그러나 2014년 미국에서 수입된 계란은 대란 30알 기준 4만 원이었다. 항공운송비가 비싸기 때문이다. 배로 수송하면 20일 정도가 걸려 신선도가 떨어진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항공운송비 지원도 지침은 없다”, “(계란 수입을) 민간에서 하지 않으면 못 한다”고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만 그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

AI 의심 신고가 27일 1건, 28일 0건, 29일 1건을 기록해서 주춤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정부와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미 3천만 마리에 가까운 닭과 오리를 살처분 했기 때문에 감염되는 농장 숫자가 다소 줄어들 수는 있지만 종식을 뜻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 지금은 안심하긴커녕 오히려 더 긴장할 시기다. 초동 대응을 잘했다고 알려졌던 일본도 2~3주가 지나서 다시 역대 최악의 피해를 입고 있다. 날씨가 추워지기 때문에 더 큰 위험이 생길 수 있다. 지금은 안심시킬 때가 아니라 최악의 사태를 가정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정치적 이해관계부터 따지며 위험을 축소하려는 황교안 정부는 가망이 없어 보인다.

박근혜-황교안 정부는 초동 대응도, 소독약 관리도 제대로 못했다. (‘조류 인플루엔자 대란 소독약 관리도 안 한 박근혜·황교안 정부가 주범’를 보시오) 황교안은 12월 23일에도 AI 일일점검회의에 참석해 ‘비상한 노력을 해 달라’는 하나마나한 이야기나 했다. 황교안에게서 세월호 참사에서 봤던 박근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AI가 꺾였다고 보도하는 〈조선일보〉 같은 보수 언론도 문제다. 지금은 희망사항이 담긴 보도를 할 때가 아니다. 재난 영화에서 보던 뻔한 스토리가 현실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황교안 정부 아래서 편하게 살 날 하루 없다!

변화무쌍

이번 AI는 2014년에 유행했던 바이러스보다 산란계에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 언론에 보도된 축산 방역 당국의 설명에 따르면 2014년에 유행했던 바이러스(H5N8)는 산란계에 쉽게 감염되지 않아 주로 오리가 감염되었던 것에 비해, 올해 유행하고 있는 바이러스(H5N6)는 산란계에 쉽게 감염된다고 한다. 잠복기도 2.4일로 더 짧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변이가 쉽다. 한 형태에서 다른 형태로 자주 바뀐다. 예컨대, 사람이 걸리는 독감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이다. 해마다 유행하는 바이러스의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해마다 다른 종류의 백신을 맞아야 하는 것이다. 이번에 산란계가 큰 피해를 본 것도 바이러스 형태의 변이로 설명할 수 있다.

이 사실이 뜻하는 바는 AI는 언제든지 더 치명적인 형태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오리와 닭 사이의 감염 여부가 변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감염되는 형태로 변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AI로 인한 인체감염은 총 1천7백22명이며 그중 절반가량인 7백85명이 사망했다. 현재의 축산시스템 안에서 전염성이 더 강한 인플루엔자가 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 계획엔 가장 기본적인 철저한 차단 방역뿐 아니라 축산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까지 포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