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노동자의 책’ 대표 이진영 씨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이진영 씨는 철도노조 조합원이자 인문사회과학 자료 제공·교환 사이트 '노동자의 책' 대표인데, 이 사이트를 운영한 것이 죄라는 것이다.
‘노동자의 책’은 널리 알려졌거나, 절판된 인문사회과학 서적, 자료 등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웹사이트다. 이러한 비폭력적·평화적 활동을 탄압하는 것은 명백히 마녀사냥이며, 사상과 출판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다. 게다가 억압적인 북한 체제를 지지하는 것과는 아무 관련 없는 활동가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것은 ‘종북’이니 뭐니 하는 우익의 타령이 상당한 위선임을 보여 준다. 희대의 악법인 국가보안법은 당장 폐지돼야 한다.
검찰과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이진영 씨를 구속했지만, 이것이 정권 퇴진 운동의 기세를 위축시키려는 시도임은 모를 사람은 없다. 독일로 ‘도주’했던 최순실이 입국 뒤에도 ‘증거인멸’ 시간을 충분히 누리도록 허용한 것과 비교해 보라.
정권이 위기에 처할 때 보안법을 이용해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분위기를 냉각시키려 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지금 박근혜 정부를 이끌며 반격의 기회를 노리고 있는 황교안은 바로 국가보안법의 살아 있는 화신 같은 자다. 그는 “(사상의 자유도) 제재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밝히는 데 거리낌이 없고, 국가보안법을 적용할 때 “구체적·객관적으로 명확한 증거(가 없어도) 개연성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한다. 증거도 없이 의심만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2005년 강정구 교수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려 했을 때에는 구속영장 발부 기준인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음을 인정하면서도 ‘엄벌’, ‘강력한 처벌 의지 표명’ 등을 이유로 구속해야 한다고 했다.
황교안은 최근 국정원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공작정치를 부분적으로 합법화할 수 있는 국가사이버안보법 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국가보안법 신고 포상금도 4곱절(5억 원→20억 원)로 올렸다.
박근혜가 완전히 물러나길 바라는 모든 사람들은 이처럼 반격에 나선 박근혜 · 황교안에 맞서 단결해 싸워야 한다. 감옥에 가야 할 것은 박근혜와 황교안을 포함해 이 썩어 빠진 부패의 공범들과 정권의 잔당들이다. 이진영 씨를 즉각 석방하라.